6·3 지선 전에 묻다: 기본소득은 포퓰리즘인가 기본권인가
기본소득 4가지 관점
‘나라빚’ 증가한다는 반대론
신용화폐제도 본질 오해해
기본소득 복지 아닌 ‘공유부’
기본소득 시범사업 나선 정부
6·3 지방선거서 쟁점 부상할 듯
# 정부가 2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전국 10개군 주민은 월 1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받고 있다. 이 사업은 소멸 위기에 내몰린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의미가 큰 만큼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도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 문제는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뜨겁단 점이다. 한쪽에선 '시대적 대안'이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한쪽에선 포퓰리즘의 전형이라고 맞받아친다. 우리는 지금 기본소득을 어떤 관점에서 생각해야 할까. 김의철 경제칼럼니스트와 함께 기본소득제의 개념을 살펴봤다.
![기본소득은 미래의 경제적 대안이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8/thescoop1/20260508173509108fjxc.jpg)
■ 관점① 편견의 정정 = 기본소득 반대론자들이 가장 먼저 내세우는 논거는 '재정 건전성'이다.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주면 '나라 곳간이 거덜 난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우려이자 논거다.
하지만 이는 현대 신용화폐제도의 본질을 간과한 오해의 산물이다. 경제 성장은 국가총생산(GDP)의 증가를 의미하는데, 이는 곧 정부가 통화량을 늘리고 부채를 발행한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정부가 시장에 화폐를 공급하는 유일한 수단이 곧 부채란 얘기다. 부유한 국가일수록 부채 규모가 큰 이유다.
2026년 현재 우리나라의 재정 지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가채무(D1): 1304조5000억원(GDP 대비 약 54.4%).
•경제 전체 총부채: 사상 처음으로 6500조원 돌파(2026년 3월 기준).
국가부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것은 분명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부채 자체를 금기시해서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건 논리적 비약이다. 오히려 기본소득은 소득과 소비를 진작해 세수를 늘리는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부채를 통해 통화를 증발한다. 시간이 가면 통화량은 계속 늘어나고 화폐가치는 줄어든다. 부채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경제주체들은 이자를 지급한다. 은행들이 이 이자수익을 독점하는 구조가 현재의 금융자본주의다. 이는 중앙은행을 국가가 소유하지 못했을 경우 감수해야 하는 비용이다.
그런데, 늘어나는 통화량의 일부를 이자 없이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것이 당초 기본소득의 취지다. 그래서 국민소득을 '국민 배당'이라 생각하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진 | 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8/thescoop1/20260508173510468duwh.jpg)
이는 자산소득과 근로소득의 격차를 해소하고 시장경제의 활력을 유지하는 지극히 실용적인 장치다. 이를 통해 중산층을 탄탄하게 만들고 출산율을 높일 수도 있다. 사람은 대부분 근로 능력이 없는 시기(취업 전 25~30년, 실업 기간, 은퇴 이후)를 갖는다. 이제 국가가 이 부분을 좀 더 적극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 관점③ 4차 산업혁명과 노동의 변화 = 세번째 관점은 소비를 어떤 측면에서 보느냐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엔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 추세가 그렇다. 과거엔 '생산'이 경제의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소득이 경제 선순환의 핵심이다.
2017년 다보스포럼과 유엔미래포럼이 예측했듯, 기본소득은 미래 사회의 유일한 경제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노동자가 노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구조에서, 기본소득은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소비 시장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보호장치다.
■ 관점④ 지방선거 화두 =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기본소득을 어떤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을까. 이재명 정부와 지자체들은 민생지원금, 농어촌 기본소득 등 다양한 형태의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제시되고 있는 지역 단위의 기본소득공약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직접적인 처방이다. 농어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넘어, 지역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동력이 된다. 이처럼 지자체형 기본소득은 중앙정부의 거대 담론을 넘어, 지역 특성에 맞는 모델을 검증할 수 있는 '정책 실험실' 역할을 할 수 있다.
자! 이제 결론을 이야기해보자. 기본소득을 둘러싼 가장 위험한 시각은 이념 논쟁이다. 무엇보다 '기본소득=공산주의'란 시각은 엄청난 오류다. 공산주의는 화폐경제와 사유재산을 부정한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8/thescoop1/20260508173511785vrhl.jpg)
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등 현대 자본주의를 이끄는 이들도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들의 70%가 기본소득에 동의한다는 조사도 있다.
국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원한다면 기본소득을 국민의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한 사고가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지방선거가 기본소득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생산적인 분기점이 되길 기대한다. 사회적 합의야말로 기본소득제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김의철 경제칼럼니스트
dosin4746@naver.com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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