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울 사정권’ 신형 155㎜ 곡사포 공개…“재래식 무기 현대화 속도내는 듯”

김원진·김병관 기자 2026. 5. 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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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중요군수기업소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서울을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신형 자주포인 155㎜ 자행 평곡사포 무기체계를 북한의 남부 국경에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형 자주포의 전진 배치는 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속도를 내고 있는 재래식 무기 현대화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중요군수기업소를 방문해 “올해 중에 남부 국경 장거리 포병부대에 장비시키게 되어 있는 3개 대대분의 신형 자행평곡사포 생산실태를 료해(파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중요군수기업소를 둘러보며 자행 평곡사포 무기체계의 사정권을 60㎞로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각이한 작전 전술 미사일 체계들과 위력한 방사포 무기체계들과 함께 전방부대들에 교체장비시키게 되는 대구경 강선포의 사정권도 이제는 60㎞를 넘게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장갑무기연구소와 군수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하는 신형 주력전차, 발사대 차량 등을 돌아본 뒤 “최단기간 내 최첨단 수준으로 기술개건하고 현대적인 생산과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초미의 문제”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7일에는 취역을 앞둔 구축함 ‘최현호’에 탑승해 기동능력 종합평가시험을 참관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최현호를 다음달 중순 해군에 인도할 것을 명령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재래식 무기 현대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이 재래식 무기를 많이 현대화하지 못한 상황인 만큼, 재래식 무기를 신형으로 빠르게 교체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러·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재래식 무기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155㎜ 자행 평곡사포를 처음 공개했다. 올해 3월에는 신형 전차 ‘천마-20’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천마-20은 적의 대전차 무기가 가까이 다가올 때 자동으로 인지해 탐지·요격하는 능동방호체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신형 재래식 무기를 지속적으로 노출해 서울과 수도권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사거리 60km 이상의 신형 포병 전력이 전방에 배치되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북한 포병의 직접적인 정밀 타격권에 포함된다”며 “최근의 현대화는 단순한 노후 장비 교체를 넘어 정밀 타격과 수도권 종심 타격 능력을 극대화해 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군사적 목적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방부는 이날 155㎜ 자행 평곡사포 공개에 관해 접경지 인근 무기의 첨단화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신형 무기체계의 생산현장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지만 155㎜ 자행 평곡사포는 이미 지난해 10월 공개했다.

북한은 올해 3월 최고인민회의 15기 1차 회의에서 전면 개정한 헌법의 신규 문구에도 무기 현대화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북한의 개정 헌법 60조는 ‘국가는 국방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국방공업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 수준을 끊임없이 높여나간다’고 규정했다. 개정 헌법 61조는 ‘국가는 온 사회에 군사중시 기풍을 세우고 전민 항전 준비를 빈틈없이 갖추도록 한다’고 쓰여 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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