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넘으면 의심 거래?···특금법 개정안 여전히 '뜨거운 감자'
FIU는 '오해' 반박, "부담 완화 방식 검토"

가상자산업계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에 대한 반발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법률유보 원칙 등에 어긋난다는 비판과 함께 보고 확대가 자금세탁방지(AML) 감시 강화로 이어질지를 두고 의문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규제 설계의 정교함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런 우려가 오해라는 태도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과 '특정 금융거래 정보 보고 및 감독규정 개정안' (특금법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1일까지 특금법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의 입법예고·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개정안 확정은 규제개혁위원회·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7월 중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금법 개정안에서 위임한 세부 사항은 오는 8월 20일부터 시행되며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의 일부 조항은 내년 1월부터 8월까지 차례대로 적용될 예정이다.
가상자산업계는 개정안을 두고 집단 반발에 나섰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는 지난달 29일 법제처 국민 참여 입법 센터를 통해 특금법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여기엔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를 포함해 국내에 신고 수리된 가상자산 사업자(VASP) 27곳의 의견이 반영됐다.
STR 기준 개정 '법률유보 원칙' 위배?
DAXA는 △1000만원 이상 가상자산 거래 전부 의심 거래 보고(STR) 대상 포함 △고객 확인(KYC) 정보 '정확성 검증' 의무 신설 △트래블룰 100만원 미만 거래 확대 △수취 사업자 의무 신설 등 주요 조항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안으로 △1000만원 이상 일괄 STR 적용 재검토 △고객 확인 '검증' 의무 삭제 또는 완화 △수취 사업자 의무 축소 △해외 거래소 평가 기준의 당국 고시 마련을 촉구했다. 아울러 시행령이 아닌 법 개정을 통해 규제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업계가 특히 우려하는 조항은 의심 거래 보고(STR)다. 현행 특금법에 따르면 금융회사 등은 금융거래 시 받은 재산이 불법이라고 의심되거나 상대방이 자금세탁 행위·공중 협박 자금조달 행위를 하고 있다고 의심될 때 이를 FIU에 보고해야 하는데 의심될 만한 '합당한 근거'가 있을 때만 보고 의무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1000만원 이상의 모든 가상자산 거래를 의심 거래로 간주해 가상자산 사업자가 FIU에 보고하도록 바꿨다.
DAXA는 "하위 법령인 시행령에서 특정 금액을 기준으로 새로운 의무를 신설하는 것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며 "법률유보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행령에 따를 시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의심 거래 보고 건수가 지난해 기준 기존 6만3408건에서 544만5133건으로 85배로 늘어날 것이라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개정안 시행 시 아예 거래가 중단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1000만원이 넘는 거래를 다 의심 거래로 간주할 경우 현행 제도상 이용자 거래가 중단된다"라며 "KYC도 다 재이행해야 해 이용자들은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것에 큰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거래소도 단순히 보고만 하는 게 아니라 거래 양태 등을 좀 더 상세하게 보고해야 하므로 업무 가중이 커지게 된다"라고도 비판했다.
이런 보고 확대가 정말로 효과가 있을지에 관한 의문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도 "개정안은 자금세탁을 사전에 원천 봉쇄하겠다는 느낌이다"라며 "관리 감독은 강화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FIU 거래소 주장에 '오해' 반박
그러나 FIU는 이런 우려가 '오해'라고 주장했다. 특히 STR 부담을 두고 "기존의 STR보다 완화된 방식으로 진행해 업계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기존의 STR만큼 깐깐하게 자료를 요구하고 신고하는 방식을 바꿔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정 부분 규제 준수 비용 감수 역시 불가피하다는 태도다. 가상자산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해외 거래가 투명하게 이뤄져야 하며 이 과정에서 규제 준수로 인한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 시행령 및 규정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DAXA의 주장에도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FIU는 업계에서 반발이 나오는 만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거래소들과 만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11일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들과 만나 관련 논의를 하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의심 거래 보고(Suspicious Transaction Report, STR)= 금융회사 등이 금융거래 시 받은 재산이 불법 재산이라고 의심되는 합당한 근거가 있거나 상대방이 자금세탁 행위·공중 협박 자금조달 행위를 하고 있다고 의심되는 합당한 근거가 있을 때 이를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보고토록 한 제도를 말한다.
☞고객 확인(Know Your Customer, KYC)= 자금세탁 등의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실제 명의와 금융거래 목적 등을 확인/검증하는 제도.
☞트래블룰(travel rule)= 온라인에서 가상 자산이나 자금을 주고받을 때 자금 세탁 등을 방지하기 위해 주고받는 사람의 정보를 기록하고 이를 제공하도록 하는 제도. 2022년 3월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법률유보 원칙= 일정한 행정권의 발동은 법률에 근거해 이뤄져야 한다는 공법상 원칙을 말한다.
☞위임입법= 법률의 위임에 의해 입법부 이외의 국가기관이 법률을 제정하는 것.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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