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KDDX 설계자료 한화오션에 공개말라’ 가처분, 법원서 기각

HD현대중공업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자신들이 수행한 KDDX 기본설계 자료가 경쟁사인 한화오션에 제공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지만, 법원은 방사청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재판장 김미경 부장판사)는 8일 HD현대중공업이 방사청을 상대로 낸 KDDX 기본설계 제안요청서(RFP) 배포 및 자료 공유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KDDX는 약 7조8000억원을 투입해 6000톤(t)급 한국형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선체와 전투체계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으로, 국내 함정 사업의 핵심 프로젝트로 꼽힌다.
사업을 두고 국내 특수선 분야의 양대 업체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오랜 기간 수주 경쟁을 벌여 왔다. 한화오션은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각각 맡았다.
통상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후속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이어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자료를 촬영·유출해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이 불거지면서 사업자 선정 방식도 쟁점이 됐다. 방사청은 지난해 12월 KDDX 사업자를 경쟁입찰로 선정하기로 했다.
방사청은 당초 KDDX 기본설계 제안요청서를 지명경쟁 대상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배부할 계획이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24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결과물 일부에 최신 공법, 신기술, 제품 사양 등 자사의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고, 이 자료가 경쟁사에 제공될 경우 입찰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사청이 자료를 공유하면 불공정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자 HD현대중공업은 유감을 표했다. 업체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나 당사의 중요한 영업비밀이 경쟁사로 넘어갔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며 “국가 사업의 공정성이 크게 훼손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법원 결정으로 사업 추진 절차의 적법성이 확인됐다는 입장을 냈다. 방사청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번 결정은 무기체계 연구개발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정부 소유자료 등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그 절차적 적법성과 공정성을 법원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방사청은 앞으로도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적법하게 KDDX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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