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U 자동차 관세 25% 인상 보류…“7월4일까지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상대로 무역 합의 비준 시한을 미국 독립기념일인 오는 7월4일로 전격 연기했다. 당초 이번 주 내로 유럽산 자동차 관세 인상을 단행하겠다던 위협에서 한발 물러난 모양새지만, 시한 내 합의가 불발될 경우 즉각적인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은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통화 뒤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일(7월4일)까지 유럽연합에 시간을 주기로 합의”했다며 “그때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안타깝게도 관세는 즉시 훨씬 높은 수준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유럽연합과 미국은 지난해 7월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 유럽연합이 7500억달러(1100조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및 군사 장비를 구매하고 일부 미국산 공업제품과 농산물에 무관세(0%)를 적용하는 대신, 미국은 유럽연합에 부과한 상호 관세 상한선을 15%로 낮추는 내용이었다. 유럽연합 의회는 지난 3월 이 무역합의안을 조건부 승인했지만, 27개 회원국 중 일부는 자국 산업 보호 장치를 요구하며 이견을 보여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합의 미준수를 빌미 삼아 유럽산 자동차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기습 발표를 해 긴장이 고조됐다.
현 시점에서 미국의 관세 위협은 단순한 무역 수지 불균형 문제를 넘어, 이란과의 전쟁 국면에서 경제적 압박을 통해 이란 문제에 대한 유럽의 공조를 끌어내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이 있다. 미국은 이란을 공격 및 해상 봉쇄하는 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이 적극 참여할 것을 종용해 왔으나, 스페인·독일 등이 도리어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자 ‘무역 보복’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무기를 공급하는 국가에 50%의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며 위협한 바 있다. 실제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관세 문제 외에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 절대 불가 원칙을 논의했으며 안보 현안 공조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쪽은 자동차 관세 이상의 강력한 조치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자동차 관세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며, 유럽연합이 합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다른 조처가 뒤따를 수 있다”고 압박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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