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로 버티던 홈플러스… 경기도 8개 매장 10일부터 영업중단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에도 자금난 여전
잔존 사업 구조조정, 전국 37개 매장 중단 예정
고양킨텍스점·분당오리점 등 도내 8곳 대상
휴점 앞둔 동수원점, 눈에 띄는 진열칸 공백
24년간 열쇠점 운영 점주 “뉴스 보고서야
모레부터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유통 전문가 “홈플러스 본체 청산 가능성 커”

회생절차 장기화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자금난이 더 이상 감춰지지 않는 분위기다. 그동안 자체브랜드(PB) 상품 등으로 매장 공백을 메워왔던(2월26일자 12면보도) 홈플러스에서 빈 진열대가 늘어나더니 결국 경기도 내 8개 점포가 휴점 수순에 들어갔다.
8일 오전 찾은 수원 팔달구 홈플러스 동수원점. 오는 10일 휴점을 앞둔 이 곳 매장은 소비자보다 직원이 더 많을 정도로 찾는 이가 뜸했다. 일부 진열대는 빈칸을 감추기 위해 상품을 앞쪽으로 몰아 배치한 모습이었지만 상품 하나만 빠져도 이빨 빠진 듯 공백이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2002년부터 24년간 동수원점에서 열쇠 설치·수리점을 입점해 운영해온 박제권 씨는 “뉴스를 보고서야 모레부터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매장을 닫으면 사실상 유령 건물에서 장사하라는 이야기 아니냐”고 토로했다. 한 달 전 단기 계약을 맺고 들어온 의류 할인매장 관계자 역시 “20일 정도 장사했는데 남은 기간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막막함을 드러냈다.
같은날 용인시 기흥구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이곳 또한 대형마트와 별반 다를 것 없이 냉장 채소 코너에는 가격표만 남은 칸이 곳곳에서 보였다. 햄·맛살 등 냉장 가공식품 코너와 생활용품 코너 역시 일부 제품만 듬성듬성 남아 있었다. 대부분의 진열대가 비어 있었다. 소비자들은 빈 진열대를 둘러보며 다른 제품을 찾거나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이재옥(63)씨는 “집과 가까워 자주 오던 매장인데 최근에는 새로 들어오는 상품도 많지 않고 전체적으로 매장이 휑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유동성 악화와 잇단 자산 매각 실패 등이 겹치며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이후 1년 넘게 법정관리를 이어오고 있다. 이후 지난해 12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을 핵심으로 하는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으며, 전날(7일) 하림그룹 계열 NS홈쇼핑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계약도 체결했다.
그러나 홈플러스 측은 익스프레스 매각만으로는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자금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잔존 사업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부터 7월 3일까지약 두 달간 전국 37개 대형마트 매장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나머지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운영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도내에서는 고양킨텍스점, 고양터미널점, 포천송우점, 남양주진접점, 경기하남점, 부천소사점, 분당오리점, 동수원점 등 8개 매장이 휴점 대상에 포함됐다. 전체 경기지역 홈플러스 매장 25곳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사실상 운영 중단 수순에 들어가는 셈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남은 매장에 상품 물량을 집중 배치해 매출 하락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휴점 기한을 7월 3일까지로 잡은 것은 법원이 연장한 회생절차 기한에 맞춘 것으로 이후 재개장 여부는 법원 판단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선택과 집중으로 시간을 버는 것보다는 자금문제 해소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매각 이후 자금이 투입돼 상품 대금 지급이 정상화되면 현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공급망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며 “다만 익스프레스 외 사업 부문의 매각 매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로 홈플러스 본체는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