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17년만에 첨복단지 재도전… 안철수 "필요하다면 법안 발의"

홍성우 2026. 5. 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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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료 AI 가장 고부가가치"
김진태·원강수 "AX 실증허브 발판 삼아 반드시 유치"
"이해 못하는 후보가 당선될 경우 무너질 수도"...민주당 후보 겨냥
8일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4층 회의실에서 안철수 국회의원(가운데)이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왼쪽), 박정하 국회의원, 원강수 원주시장 후보(오른쪽)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첨단의료복합단지 2차 지정 추진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사진=홍성우 기자

강원 원주시가 17년 전 좌절했던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 유치에 재도전한다.

AI를 접목한 차별화 전략과 굵직한 국책사업 유치를 발판 삼아 우리나라 의료 산업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8일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에서 안철수·박정하 국회의원과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 원강수 원주시장 후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첨복단지 2차 지정 추진 전략과 클러스터 현황 점검이 진행됐다.

원주는 지난 2009년 첨복단지 1차 공모에서 대구·오송에 밀려 유치에 실패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생적 클러스터를 키워온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2차 유치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안철수 의원은 이자리에서 "AI 산업은 범위가 넓지만 그중 가장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큰 분야가 의료 AI"라며 "한국이 도스·윈도우는 못 만들었지만 그 위에 백신·포털·게임을 얹어 부가가치를 만든 것처럼, AI 역시 응용 영역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도는 20년 넘게 축적한 의료기기 기반을 갖춘 만큼 의료 AI 거점으로 가장 적합하다"며 "필요하다면 법안 발의나 박정하 의원과의 공동발의도 가능하다"고 입법 지원 의지를 밝혔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는 "함께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은 첨복단지 유치 실패했을 때 원주 시민이 흘린 눈물과 아쉬움을 알 수 없다"며 "보통 17년이 지나면 잊을 만도 한데 우리는 그렇지 못해 다시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께서 우리보다 앞서가 있는 대구·오송을 아우르면서도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해 주셔서 큰 힘이 된다"며 "안 의원은 제가 삭발 농성을 할 때 텐트를 찾아주셨고,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장 시절에는 강원도 병원 특별법 통과에도 힘을 보태셨다. 고비마다 길을 열어주신 분이 원주까지 와주신 만큼 이번 첨복단지 공약도 반드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강수 원주시장 후보는 첨복단지 재유치 자신감을 드러냈다. 원 후보는 "17년 전의 고배를 한 번에 떨쳐낼 수 있는 위치를 갖게 됐다"며 "AI와 디지털 헬스케어를 접목한 원주의 컨셉은 전남 광주·인천 송도 등 경쟁지와 완전히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선이 되어 첨복단지 2차 지정이라는 결실을 꼭 맞이하고 싶다"며 "AI와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케어가 결합한 원주를 통해 17년 전 아쉬움을 반드시 씻어내겠다"고 밝혔다.

원주는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강원 의료 AX(인공지능 전환) 산업 실증허브 조성사업'에 최종 선정돼 5년간 국비 300억 원을 포함한 총 450억 원의 투자를 끌어냈다. 암 진료 격차 해소와 의료 AI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핵심 목표다.

이뿐만이 아니다. 디지털 트윈 융합 의료혁신 선도사업(222억 원), AI 기반 H-tech 디지털 의료제품 실증기반 구축사업(144억 원), AI 융합 에스테틱 의료기기 글로벌 사업화 기반구축사업(220억 원) 등 5년 단위 대형 국책사업이 잇따라 원주로 들어왔다. 정부 부처 공모에서만 1000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확보한 셈이다.

이 같은 성과는 곧바로 첨복단지 유치 명분으로 이어진다. 첨복단지 지정 시 입주 기업들은 법인세·소득세 감면, 부담금 면제, R&D 국비 지원, 인허가 신속 처리 등 파격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업이 모이면 일자리·세수·연관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

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강원 의료기기 산업은 2024년 기준 생산 전국 4위, 수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1998년 의료기기 창업교육센터에서 출발해 2003년 진흥원 설립을 거치며 국내 최초 민간 주도 자생 클러스터로 평가받고 있다. 진흥원은 창업보육·교육훈련·기술지원·마케팅 지원 등 의료기기 전주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유 장비는 115종 1255대 규모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변수에 따라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 참석자는 "원주가 쌓아온 의료기기 산업의 가치와 AI 접목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후보가 당선될 경우, 17년 만에 찾아온 이 기회는 또다시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 만들어진 모멘텀을 결실로 이어갈 적임자가 누구인지 시민들이 분명히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