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돌아온 조선의 '효심'…형제가 기증한 순종 친필 현판·이진검 묘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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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분이 기증에 힘을 합치고, 유물이 고국 땅을 밟는 데 직접 동행까지 해주시니 의미가 큽니다. 형제분들이 이번에 기증한 두 건의 문화유산은 부모님에 대한 효심으로 써 내린 글씨를 품고 있습니다."
기증자는 재외동포 김창원(59)·김강원(58) 형제로, 이날 처음으로 공개된 두 유물은 '백자청화이진검묘지'와 '순종예제예필현판'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형제분들이 아무 조건 없이 문화유산을 고국에 기증해 주셨다"며 두 유산을 관통하는 가치로 '효심'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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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제자리에 있을 때 가치 드러나"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두 형제분이 기증에 힘을 합치고, 유물이 고국 땅을 밟는 데 직접 동행까지 해주시니 의미가 큽니다. 형제분들이 이번에 기증한 두 건의 문화유산은 부모님에 대한 효심으로 써 내린 글씨를 품고 있습니다."
'백자청화이진검묘지'는 조선 후기 예조판서 등을 지낸 문신 이진검(1671~1727)의 묘지(墓誌)로, 1745년에 제작됐다. 묘지는 푸른색 안료로 글씨를 쓴 백자판 10점으로 이뤄져 있다. 각 장의 앞면에는 이진검의 생애와 행적, 가계, 장례 관련 내용이 기록됐으며, 뒷면에는 묘의 위치와 방향 등 풍수 내용이 담겼다.
묘지의 글은 이조판서를 지낸 이덕수(1673~1744)가 짓고, 글씨는 조선 후기 대표 명필인 아들 이광사(1705~1777)가 썼다. 국외재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이광사의 글씨 대부분이 행초서인 데 비해, 이 묘지는 드물게 예서로 작성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박철상 한국문헌문화연구소장은 "백자청화이진검묘지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명가의 묘지가 온전한 실물 형태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다"며 "조선 후기 대표 서예가인 이광사가 부친의 묘지를 위해 독특한 예서체로 글씨를 남겼다는 점에서 서예사적 가치도 크다"고 설명했다.
'순종예제예필현판'은 1892년(고종 29) 경복궁에서 열린 궁중 연회에서 당시 세자였던 순종이 직접 짓고 쓴 글을 새긴 현판이다. 어머니 명성황후의 생일을 축하하며, 아버지 고종과 명성황후의 장수를 기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예제'는 임금이 몸소 지은 글, '예필'은 직접 쓴 글씨를 뜻한다.
이 현판은 테두리가 있고 용두와 봉두를 조각한 사변형으로, 위계가 높은 왕실 현판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글씨를 녹색으로 칠해 귀한 글귀라는 상징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현판 뒷면엔 걸렸던 흔적은 남아 있지만, 어떤 궁에 걸렸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구본능 단청기술연구소장은 "순종예제예필현판은 순종의 효심을 보여주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산"이라며 "덧칠한 흔적 없이 형태가 온전히 남아 있어 당시 현판 제작 수법과 단청 문양, 도채 기법 등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형 김창원 씨는 "해외교포로서 늘 고국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었다"며 "옛 글씨를 수집하던 중 이광사의 글씨로 쓰인 묘지를 발견했고, 개인 소장보다는 국가에 기증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유산은 제자리에 있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드러낸다고 생각해 기증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국외재단은 향후 두 문화유산의 성격에 맞는 박물관 등에 전시해 국민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jsy@news1.kr
<용어설명>
■ 묘지
고인의 생애와 행적 등을 적어 무덤에 함께 묻은 돌이나 도판
■ 행초서
행서(획을 약간 흘려 쓰는 서체)와 초서(획의 생략과 연결이 심한 서체)를 아울러 이르는 말
■ 예서
일상적으로 쓰기에 편리하게 만들어진 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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