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尹·韓 감찰’ 박은정 해임 취소 판결… “잘못 있지만 해임은 과해”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검사 시절 이른바 ‘윤석열·한동훈 감찰’ 관여 의혹으로 받은 해임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는 1심 법원 판단이 8일 나왔다.
법원은 박 의원이 채널A 사건 수사자료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감찰에 사용하고 감찰보고서 수정을 지시한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자료를 외부에 공개했다는 사유는 인정하지 않았고, 남은 사유만으로 검사 신분을 박탈하는 해임은 과하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영민 부장판사)는 이날 박 의원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지난 2024년 3월 6일 박 의원에게 한 해임 처분을 취소하라고 했다.
박 의원은 2020년 2월부터 2021년 7월까지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근무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채널A 기자가 신라젠 전 주주에게 검사 고위 관계자와의 친분을 내세워 정치권 인사의 비위를 진술하도록 강요하려 했다는 ‘채널A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수사팀은 법원 허가를 받아 한동훈 당시 검사장의 통신내역과 이를 분석한 수사보고서를 확보했다.
박 의원은 한 당시 검사장 감찰을 위해 수사팀에 관련 기록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윤 전 총장 감찰에 착수한 뒤 다시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수사팀은 통신내역과 수사보고서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제출했다. 박 의원은 이 자료를 윤 전 총장 감찰기록에 넣도록 했고, 법무부 감찰위원회 회의자료에도 일부 내용을 담았다.
감찰보고서 수정 지시도 문제가 됐다. 박 의원은 이정화 검사에게 윤 전 총장의 이른바 ‘재판부 분석 문건’ 작성 지시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고서에서 빼라고 지시했다. 이후 해당 부분이 빠진 보고서가 2020년 11월 16일자로 다시 작성돼 기록에 포함됐다.
재판부는 박 의원이 채널A 사건 수사를 위해 확보된 자료를 객관적·인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 윤 전 총장 감찰에 쓰게 한 것은 수사팀에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통신내역 등을 감찰·징계 절차에 사용한 것도 통신비밀보호법이 금지하는 목적 외 사용에 해당한다고 봤다. 조사보고서를 사후에 고치거나 날짜를 앞당겨 다시 작성하게 한 행위 역시 징계사유로 인정했다.
그러나 자료를 외부에 공개했다는 사유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내부 의사결정 절차인 만큼, 회의에서 자료 내용을 설명한 것을 외부 공개나 누설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법원은 일부 잘못은 있지만 해임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결론 냈다. 인정된 징계사유는 감찰업무 과정의 판단 착오나 절차상 잘못에 가깝고, 금품수수나 사익추구처럼 전형적인 중대 비위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해임 처분이 달성하려는 행정목적에 비해 과도해 비례원칙에 반하고,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봤다.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4년 2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해임 의결을 받았다. 징계 당시 직책은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였다. 박 의원은 같은 해 5월 행정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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