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트럼프 측근' 로저 스톤과 로비 계약... 관계 개선 추진
"공공 홍보 서비스" 제공

미얀마 군사정권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측근인 로저 스톤과 계약했다. 쿠데타 이후 악화된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자국 희토류 개발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미국의 베테랑 로비스트 스톤을 월 5만 달러(7,300만 원)에 고용했다. 계약 사실은 미국 외국인대리인등록법(FARA)에 따라 4월 공개된 문서에서 확인됐다. 문서에 따르면 스톤은 미얀마 정부에 “공공 홍보 서비스”를 제공하며, 서비스 목표는 “무역, 천연자원, 인도주의적 지원 등에서 미얀마와 미국의 관계를 재건하는 것”이라고 명시됐다. 스톤은 미얀마 군부가 지난해 7월 300만 달러에 계약한 워싱턴 로비업체 DCI그룹 소속이다.
미 공화당 전략가인 스톤은 트럼프 대통령과 40년 가까운 인연을 이어온 측근이자 정치 멘토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러시아의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해킹 및 유출 관련 의회 조사 과정에서 위증과 증인 협박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사면됐다. 지난달 트럼프가 이란 전쟁을 지지하지 않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해임하려다 스톤의 설득으로 뜻을 거뒀다는 미 언론 보도도 나올 정도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헌터 마스턴 시드니 로위연구소 동남아시아 담당 디렉터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스톤은 미얀마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미얀마 군부가 2021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민주정부를 쿠데타로 축출한 이후 군부 핵심 인사에 외교·경제 제재를 부과해 왔다. 다만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일부 제재가 해제되고 미국 내에서 미얀마산 희토류 확보에 관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애국심을 가진 강력한 지도자”라고 찬양하는 등 관계개선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에는 수치 전 국가고문 처우를 교도소 수감에서 자택 연금으로 완화하며 국제사회 여론 관리에 나섰다.
스톤이 실질적으로 미국의 미얀마 정책을 바꿀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얀마는 장기화한 내전과 열악한 인프라로 희토류 개발과 수출에 제약이 크다. 군부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도 거세다. 인권단체 저스티스 포 미얀마는 "스톤과 DCI가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자행하는 군사 정권으로부터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하노이= 정지용 특파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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