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 정서? 입맛이 우선"… 지금은 中 밀크티 전성시대
차백도·헤이티 이어 줄 진출… 韓 시장 글로벌 확장 '테스트베드'로

최근 중국의 유명 밀크티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며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반중 정서'는 식음료 트렌드에 민감한 2030 세대의 소비 앞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비가 내리던 지난 7일, 오픈 일주일이 지났지만 차지 신촌점 앞은 우산을 쓴 채 대기하는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1시간 이상 기다려야 간신히 매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입구에서 고객 동선을 관리하던 점원은 "평일 오후임에도 오픈 15분 만에 400잔의 주문이 쏟아졌다"며 "그럴 경우 2~3시간씩 대기해야 한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지난달 30일, 중국의 글로벌 모던 티 브랜드 ‘차지(CHAGEE)’가 서울 강남 플래그십 매장과 용산 아이파크몰점, 신촌점 등 총 3개 매장을 동시 오픈하며 한국에 공식 진출했다. 차지는 전 세계 70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브랜드로, 국내에서는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이 즐겨 마신 이른바 '장원영 밀크티'로 입소문을 탔다.
신촌점에서 만난 20대 일본인 관광객 타이치 씨는 "중국인 여자친구를 통해 차지 밀크티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특히 장원영이 맛있다고 한 것을 듣고 방문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서는 먹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한국 여행 중 매장이 생겼다고 해서 찾아왔다"면서도 "하지만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해서 차는 포기하고 텀블러만 사서 간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정치·외교적 이슈에서 파생된 반중 정서도 밀크티 시장에서는 통용되지 않고 있다. 문화적 취향과 입맛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국적은 더 이상 진입 장벽이 되지 않는 셈이다.

신촌 매장에서 줄을 서 있던 서강대 재학생 권혜림 씨는 "평소 차백도를 비롯한 중국 밀크티 브랜드를 워낙 좋아해서 차지도 방문하게 됐다"며 "SNS를 보니 차 향이 많이 나고 맛있어서 긴 시간을 기다릴 값어치가 있다는 후기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반중 정서에 대해서는 "내가 즐기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정치적 이미지와 이런 문화적 이미지는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으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 본토 브랜드들은 까다로운 소비자 입맛과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는 한국 시장을 글로벌 확장의 핵심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있다. 차지의 가세 전부터 한국에 둥지를 튼 선발 주자들의 행보도 공격적이다.
신선한 과일과 차를 결합한 메뉴를 내세운 ‘차백도’는 국내 진출 후 빠른 속도로 가맹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한국에만 19개의 매장을 열었는데, 이는 차백도의 전체 해외 매장 약 40개 중 절반 수준이다. 서울 핵심 상권을 넘어 부산 서면에 1호점을 내며 지방 거점 공략까지 나섰다.
프리미엄 노선을 걷는 '헤이티' 역시 강남, 명동, 홍대 등 핵심 상권에 일찌감치 자리 잡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 전 세계에 4만7000여 개의 매장 수를 달성한 '미쉐빙청' 역시 현지 목장 우유 등 품질을 챙기면서도 가성비 전략을 통해 국내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차지는 오는 5월 서울시청점과 역삼점 등 추가 점포 오픈을 예고했다.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둘러싼 중화권 밀크티 브랜드들의 영토 쟁탈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다.
김좌현 차지코리아 대표는 최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새로운 차 문화를 한국에 전파하고, 새로운 모던티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해 나가는 브랜드가 되겠다”며 “일상에서 나의 다양한 음료 선택지 중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선택지가 될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안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