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독거노인, 길어지는 어버이날의 외로움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자식들에게 카네이션을 받으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홀로 어버이날을 보내는 독거노인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외로움과 정서적 고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사회적 개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통계청의 '독거노인비율'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993만8,23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인 가구는 219만6,738명으로, 전체 65세 이상 인구의 22.1%가 홀로 생활하는 독거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노인 1인 가구 증가는 단순한 가구 형태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낸다. 홀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외로움과 정서적 고립감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어버이날과 같이 가족의 의미가 강조되는 날에는 외로움과 소외감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8일 춘천남부노인복지관 최계숙 사회복지사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어버이날 되면 외로움을 호소하며 복지관을 찾는 어르신들이 있다"며 "카네이션이나 떡 등을 전달해드리면 '자식에게도 못 받아본 걸 여기서 받는다'고 말씀하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독거노인이 경험하는 외로움은 자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11%가 우울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살을 생각한 주된 이유로 '신체적 질병으로 인한 고통이나 불편'(47.8%)에 이어 '외로움'(23.3%)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사회적 고립 전문 연구소 '스스로랩' 송인주 대표는 "노년기는 사회적 관계망이 축소되는 시기인 만큼 인적‧사회적 자원이 단절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며 "특히 건강 문제가 시작된다면 여러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독거노인이 증가하면서 AI를 활용한 안부 전화를 하는데 이용자들의 관점에서 썩 좋은 도구인 것 같지 않다"며 "이용자는 AI로 안부 전화하는 것을 내가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 인식한다. 그래서 전화를 달갑지 않아한다. 실제 정서적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소통이 아니다보니 공급자 입장에서 만족스러운 사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노인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가 많이 만들어져 있지만, 지역사회에서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같이 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야 한다"며 "일부 공원이 그런 역할을 하지만, 보다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열린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복지관 등의 시설은 프로그램 운영과 인력 투입이 필요한 구조"라며 "거대한 공간이 아닌, 작은 공간들이 만들어져 사람들이 연결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생활지도사의 인건비를 늘려 독거 가구 방문 횟수를 늘리고, 노노(老老)케어를 활용한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확대해 자주 방문하는 것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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