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ㆍ포털 뺀 게 신의 한수? 1분기 카카오는 어떻게 '깜짝 실적' 냈나

이혁기 기자 2026. 5. 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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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언더라인
카카오 1분기 깜짝 실적 공개
66% 영업이익률 비결
과감한 체질 개선 효과
비핵심 사업 과감히 정리
AI 신사업 위한 행보로 풀이
시장 의구심 씻고 증명할까

카카오가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었다. 올 1분기 66%에 달하는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는데, 비결은 과감한 체질 개선이었다. 게임ㆍ포털 등 성과가 좋지 않은 비핵심 자회사를 과감히 정리한 게 실적 개선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카카오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카카오가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사진 | 카카오]
카카오가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7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는 1분기 매출(이하 연결 기준)이 11.1%(이하 전년 동기 대비 기준) 증가한 1조94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도 2114억원으로 65.9% 늘었다. 둘 다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치다.

■ 매출 증가 배경=카카오가 이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 사업 부문별로 자세히 살펴보자. 전체 성장을 견인한 건 자사 메신저 카카오톡을 포함한 플랫폼 부문이다. 매출 1조1826억원(16.0% 증가)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60.8%에 이른다.

광고 매출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카카오톡 내 광고와 커머스(쇼핑)를 아우르는 '톡비즈' 매출은 9.0% 늘어난 6086억원을 올렸다. 이중 광고 매출이 3384억원이었는데,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했을 정도로 호실적을 달성했다. 커머스 매출이 2700억원으로 1.0%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상반된다. 지난해 카카오톡이 광고상품을 다각화한 게 금융 광고주의 수요와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가 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에서 플랫폼에 이어 두번째로 비중이 큰 콘텐츠 부문은 75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카카오의 SNS 서비스 '카카오스토리' 매출이 2025년 1분기 2126억원에서 올 1분기 1824억원으로 14.2% 감소했지만, 뮤직 매출이 11.0% 증가한 4846억원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했다. 영화 제작과 엔터테인먼트가 주를 이루는 미디어 매출도 23.0% 급증한 924억원을 기록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 영업이익 증가 배경=그럼 66%에 달하는 영업이익 증가율은 어떻게 달성한 걸까. 업계에선 성적이 나쁜 사업을 정리한 '구조조정 효과'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한다. 자회사 카카오게임즈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650억원, 영업손실 395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6월 출시한 '오딘:발할라 라이징' 이후 5년간 흥행에 성공한 게임이 없었던 탓이다.

실적 반등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는지 카카오는 지난 3월 25일 카카오게임즈 지분 일부를 일본 IT기업 라인야후(LY)에 매각하고 경영권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카카오가 이번 1분기에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근본적 이유는 여기에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되면서 1분기 실적이 카카오의 연결 실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수익성을 갉아먹는 적자 요인을 장부에서 지워내자 전체 영업이익률이 오른 거다.

[사진 | 카카오]
이뿐만이 아니다. 카카오는 여러 굵직한 사업을 정리했다. 지난해 말에는 헬스테크 기업 '카카오헬스케어'의 경영권을 차바이오텍에 매각했고, 지난 7일엔 포털 '다음' 운영사인 AXZ의 지분을 인공지능(AI) 개발기업 업스테이지에 전량 매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에서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실행해 왔다"면서 "현재 연결 자회사가 93개로 줄었는데, 카카오게임즈 연결 제외 절차가 마무리되면 87개 수준까지 감소한다"고 설명했다.[※참고: 카카오의 계열사는 2024년 말 기준 119개였다.]

■ AI 위한 체질개선일까=한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카카오가 단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몸집을 줄인 건 아니란 점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신사업에 투입할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무슨 말일까. 현재 카카오는 'AI 에이전틱 커머스 서비스'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AI가 이용자의 통제 없이 여러 앱에 접속해 목표를 수행하는 기능으로, AI 업계에선 산업 생태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이용자 모두에게 비서같은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카카오톡 내에서 대화는 물론 검색과 추천, 결제까지 한번에 끝내도록 만드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현재 카카오는 국내외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콘퍼런스콜에서 "다음 분기(2분기) 실적발표 전까지 주요 파트너들과 연동된 카카오만의 에이전틱 커머스의 초기 모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4월부터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기능과 연동해 에이전틱 커머스 초기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카카오의 잇단 자회사 매각은 AI 신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비핵심 사업을 덜어내고 남은 전사적 역량을 핵심사업인 플랫폼과 신사업인 AI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거다.

이런 카카오의 전략에 업계는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카카오톡 기반의 AI 에이전트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했을 때 기대 수익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어마어마한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의 발표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3월 국내 월간활성화사용자(MAU)는 4497만명에 이른다. 한국 인구(약 5110만명)의 90%가 카카오톡을 쓰는 셈이다.

카카오 AI의 성능을 두곤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일러스트| 카카오]
■ 호실적에도 주가는 지지부진=다만, 카카오의 AI 성능을 두곤 업계에서도 반신반의하고 있다. 카카오가 자체 AI '카나나'를 개발 중이지만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래서인지 주가 흐름도 좋지 않다. 지난 2월 27일 6만2300원(이하 종가 기준)이던 주가는 하향 곡선을 그리며 7일 4만5250원까지 하락했다. 7일 오전 9시 실적발표한 직후 4만7500원까지 반등하긴 했지만 잠깐이었다.

남효지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으로선 카카오 AI의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박스권을 탈출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에이전트 서비스의 수익성이 확인되는 시점에 주가 상승세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I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카카오는 업계의 의구심을 씻고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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