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2병' 우리 아이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실제로 뇌가 깎여 나가는 중"

조태성 2026. 5. 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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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북한의 남침을 막는 든든한 존재가 '방위병'이었다면, 지금 그 역할은 '중2병'으로 넘어갔다. 방위병 농담에 '우리도 퇴근하고 싶다'는 부러움이 깔려 있다면, '중2병' 농담에는 쾅 닫힌 방문 앞에 우두커니 서서 앞으로 저 아이와 어떻게 대화를 풀어나가야 할지 몰라하는 곤란함이 놓여 있다.

이 중2병을 어떻게 할 것인가. 김붕년 서울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 대목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다. 가장 최근의 트렌드인 뇌과학을 청소년 문제에 대입,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서 전파해왔기 때문이다. '천 번을 흔들리며 아이는 어른이 됩니다' 등 여러 책을 썼고, 최근엔 청소년기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을 뇌과학적으로 풀어낸 '아이의 친구관계'를 내놨다.

사춘기 아이들의 반항은 어디서 오는 걸까. 김붕년 교수는 그걸 뇌과학적으로 풀어낸다. 게티이미지뱅크

김붕년 교수 주장의 핵심은 이렇다. 사춘기 시절 뇌 또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친다. 그 대대적인 리모델링 과정은 보다 복합적인 사회적 상호관계를 가능하게 해주는 밑바탕이 된다. 이는 실제 전두엽에 겪는 일종의 성장통이다.

그 근거를 김 교수는 뇌과학에서 찾는다. 인간의 뇌를 살펴보니 태어나서 3세까지는 전두엽을 제외한 부분에서 신경네트워크를 정리하는 '1차 가지치기'가 일어난다. 이 때의 가지치기는 주로 운동이나 언어 기능 관련이다.

청소년기에는 2차 가지치기가 진행되는데 이 때는 전두엽이 핵심이다. 그렇기에 충동 조절, 인지 능력, 사회성 등에서 변화가 나타난다. 이 2차 가지치기 시간이 바로 한 때 우리 집의 마스코트, 우리 집의 귀염둥이였던 아이를 우리 집의 음울한 블랙홀, 대체 뭔 생각인지 모를 골칫덩이로 전락시키는 주범이다.

청소년기 뇌연구는 2010년대 들어 본격화

-중2병에 대한 뇌과학적 접근은 잘 들어보지 못한 얘기다. 원래 이런 연구들이 있었나.

"뇌과학적 접근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뇌에 문제가 있는 경우야 당연히 일정 정도 연구가 됐는데, 아무래도 정상적인 아이들의 뇌발달 문제는 연구가 덜 된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연구하다보니 두 가지가 완전히 다른 영역의 일은 아니다라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됐다. 그래서 정상적 뇌 발달에 대한 본격적 연구 필요성이 제기되다가 자기공명영상(MRI)의 안전성까지 확인됐다. 이전까지는 MRI의 자기장이 아이들 뇌에 끼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연구가 쌓이면서 문제 없다고 확인된 거다. 그렇게 되면서 2010년 즈음부터 아이들의 뇌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추적관찰 연구가 본격화됐다. 청소년기 뇌발달 연구는 거기서 나온 이야기다."

-거기서 알게 된 사실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사실은 청소년기엔 전두엽이 깎여나간다는 거다. 책에는 '가지치기'라는 표현을 썼지만 좀 더 확실하게 말하자면 깎여나간다. 전두엽은 이젠 어느 정도 널리 알려져있듯 우리 인간의 감정, 충동 등을 조절하는데 아주 핵심적 역할을 하는 부위다. 이 부위가 10대 들어 약 10여년간 전체적으로 깎여 나간다. 청소년기, 그러니까 대략 13, 14세때부터 4~5년간 상당히 집중적으로 많이 깎여나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다."

청소년기 뇌발달 문제를 다룬 김붕년 교수

-그러면 뇌가 퇴화하는 건가.

"아니다. 뇌를 한번 대청소하는 걸로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이 모든 작업이 끝나면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뇌의 효율을 크게 끌어올리게 된다. 불필요한 부분 다 정리하고, 필요한 부분은 더 튼튼하게 강화한다. 컴퓨터로 치자면 노이즈 발생을 확 줄여서 정보 처리 속도가 아주 좋아진다. 청소년기 아이들이 어느날 갑자기 똑똑해졌다는 느낌이 한번씩 든다면 그 효과라 보면 된다. 인지능력이 엄청 좋아지는 거다. 그런데 급작스레 깎여나가기 때문에 위기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거다."

10대 초중반 전두엽은 너무 괴롭다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는 건가.

"그렇다. 전두엽이 확 깎여나가다보니 일시적으로 상당히 얇아진다. 그렇다보니 감정조절 못하고, 욱하고, 충동적이고, 자기 중심적으로 행동하고,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행태도 보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집의 귀염둥이였던 아이가 그렇게 변한다."

10대 자녀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
1. 상황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진다.
2. 분노나 공격성이 높아진다.
3. 계획 세우거나 문제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4. 충동조절이 안되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5. 자신의 행동이 낳을 결과를 예측 못한다.

-또 다른 특징도 있나.

"또 한가지 MRI로 확인한 사실은 성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면서 편도핵을 자극한다는 거다. 성 호르몬이 늘면 털 나고 그런 외적 변화 같은 것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인간의 생존 본능과 관련된 뇌의 편도핵을 자극한다는 거다. 아무 것도 아닌 거 가지고 사생결단하듯 덤벼대는 게 그 때문이다. 조절하는 힘은 크게 줄었는데, 욱하는 충동은 크게 늘어나는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도약을 위한 일종의 준비기간인 셈인가.

"그런 셈이다. 아까 뇌를 재정비하면서 청소년기에 인지 발달이 아주 좋아진다고 했는데, 그래서 청소년기 아이들은 참 희한한 존재가 된다. 생각이 깊어지고 이해력이 좋아지니까 한편으론 문학, 철학 같은데 심취하기도 하고,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보다도 깊게 파고 든다. 그럴 땐 대견해보이는데 또 한편으론 대인 관계나 표현력, 감정조절 같은 건 잘 안된다. 이런 양면성 때문에 어른들이 보기엔 청소년기 아이들은 흔들흔들 기우뚱기우뚱, '대체 쟤 왜 저러나' 불안한 느낌이 드는 거다."

중2병, 아이들도 스스로 알고 있다

-그러면 중2병은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과정인가.

"모든 아이들에게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다."

-정도의 차이는 어디서 오나.

"이전 발달단계, 그러니까 아동기 경험이 영향을 끼친다. 아동기 때 맺은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관계, 친구들과 관계를 통해 익힌 사회적 기술 같은 것들이다. 이런 역량을 많이 저축해둔 아이들은 아무래도 전두엽이 많이 깎여나가고 편도핵이 예민해져도 남들에 비해서는 훨씬 더 감정을 잘 조절하고 목소리를 낮추고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

감정조절에 이로운 세로토닌
**세로토닌 특징
1. 따뜻하고 안정적인 심리 상태에 도움되는 호르몬
2. 다른 호르몬과 달리 체내에서 약간 부족하게 생성
3. 이 때문에 음식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더 받음

**세로토닌 생성에 도움되는 것들
=호두, 들깨, 검은 참깨, 현미, 감자, 청국장, 치즈 같은 음식
=자연과 접하는 활동, 스킨십과 명상 등

-그래 중2병이니까, 하다가도 욱하게 되는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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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성 선임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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