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N] 무죄를 팝니다: 인니 현직검사, 한국인 피고인에게 거액 뇌물 갈취

두니아 2026. 5. 8. 13:5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와 영상은 뉴스타파함께재단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연대 협업하는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KINN) 회원 매체 ‘두니아’( https://thedunia.org/)가 취재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thedunia.org/dunialetter/)

유튜브 구독하기(https://www.youtube.com/@the_dunia_media)

[편집자주] 이 기사는 인도네시아 반뜬(Banten)주 고등검찰청 소속 검사들이 한국인 피고인 등을 상대로 벌인 노골적 뇌물 갈취 사건을 다룬다. 정보통신법(UU ITE) 위반 혐의를 받게 된 피고인에게 현직 검사들은 "인도네시아에선 돈이 없으면 죄 없는 사람도 감옥에 간다"며 협박해 수차례에 걸쳐 거액을 뜯어냈다. 하지만 뇌물 전달 현장이 고스란히 영상으로 녹화되면서, 현직 검사 3명 등이 인도네시아 부패척결위원회(KPK)에 긴급체포됐다. 이 기사는 이 사건과 관련한 인도네시아 검찰 진술서, 인도네시아 부패척결위원회 제출 증거자료, 제보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2025년 3월 10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소재 한 회사 대회의실. 파란색 바띡(Batik,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지의 전통 염료 직물) 셔츠를 입은 남자가 테이블 너머로 노란색 쇼핑백을 받아들었다. 

“뜨리마 까시(Terima Kasih, 감사합니다).”

이 사람의 이름은 레디 줄카나인(Redy Zulkarnain), 현직 검사다. 반뜬주 고등검찰청에서 형사사법정보관리과장직을 맡고 있다. 

검사가 받아든 쇼핑백은  묵직하다. 붉은색 10만 루피아권 지폐 7000장이 들어 있었다. 모두 7억 루피아, 우리 돈으로 약 6천만 원이다. 

이 노란색 주머니를 건넨 사람은 한국인 김명국(가명) 씨. 인도네시아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그가 왜 현직 검사에게 거액의 돈주머니를 건넸을까. 

"여기는 인도네시아다. 돈이 없으면 무죄가 되도록 손을 쓸 수가 없다. 한국과 달리 인도네시아는 모든 일에 돈이 필요하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감옥에 갈 것이다. 이곳에서는 죄가 없는 사람도 죄인이 될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김 씨는 레디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김 씨가 운영하는 인도네시아 회사 직원 나탈리아(가명) 씨와 최기훈(가명) 씨가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법(UU ITE)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후의 일이다. 협박인지 조언인지 알 수 없는 말이었다.

나탈리아 씨와 최 씨는 퇴사 후에 이전 직장으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전 직장 컴퓨터 및 전자 시스템에  접속해 유포해서는 안 되는 데이터를 무단 복사했다는 이유였다. 2023년 6월의 일이다. 이 사건은 정보통신법 위반 혐의로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2025년 2월, 이 사건을 배당받은 리발도 발리니(Rivaldo Valini) 검사는 처음부터 돈을 요구했다. 감옥에 가지 않게 해주겠다며 2억 루피아(한화 약 1700만 원)를 달라고 했다. 김 씨는 직원을 지키기 위해 2025년 2월 12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2억 루피아를 리발도에게 건넸다. 

파란 바띡 셔츠의 검사 레디는 리발도의 선배다. 리발도가 피고인 측에 직접 자기 선배 검사를 소개했다. 레디도 첫 만남 때부터 최 씨 등 두 사람을 무죄로 만들어 주겠다며 돈을 요구했다. 20억 루피아, 우리 돈으로 약 1억 7천만 원이다. 김 씨 등 피고인 측은 불가능하다고 했고, 레디는 ‘무죄 대가’를 낮춰 13억 루피아를 요구했다.

“1차 계약금으로 7억 루피아를 주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만들어 줄 것이며, 그렇게 되면 2심 재판 없이 대법원으로 직행, 대법원 재판 시작할 때 3억 루피아를 주고, 대법에서 최종 무죄 선고가 나오면 성공보수로 나머지 3억 루피아를 주는 조건으로 돈을 건네기로 했습니다.”

김 씨의 말이다. 레디는 자신이 직접 변호사를 소개해주면서 피고인 측이 지불하는 모든 자금은 변호사 비용, 검사와 판사를 관리하는 데 사용할 거라고 했다. 김씨 측은 이 말을 따랐다.

“한국인으로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제안이었지만, 현직 검사 신분으로 그렇게 돈을 안 쓰면 두 사람 모두 감옥에 간다는 말에 충격과 동시에 공포심에 사로잡혀 저희끼리 상의한 후에 레디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김 씨는 레디와의 약속대로 2025년 3월 10일 회사 회의실에서 노란 주머니에 ‘1차 계약금’ 7억 루피아를 담아 건넸다. 이 자리에는 김 씨와 레디, 그리고 레디가 소개한 변호인 디딕(Didik), 통역사 안젤리카(가명), 나탈리아, 나탈리아의 남편, 최기훈 등 모두 7명이 함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회동 장면은 2시간 38분 4초 분량 영상에 고스란히 기록됐다. 회의실에 설치된 화상회의용 카메라를 켜둔 덕분이다. 이 영상은 재판에서 핵심 증거로 재생됐다.

“저희(피고인 측)는 이 영상을 찍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고, 상대방은 몰랐습니다. 담당 판사님이 이 영상을 어떻게 만들게 됐냐고 물어서 직원에게 지시해서 녹화버튼을 누르게 했다고 하니 판사님이 엄지손가락을 확 치켜세우며 잘했다고 했습니다.”

현직 검사가 외국인 피고인에게 거액의 돈다발을 받은 사건은 인도네시아 반부패수사기구인 부패척결위원회(KPK)가 접수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2025년 12월 17일, 레디를 포함해 현직 검사 3명, 변호사 1명, 통역사 1명 등 모두 9명이 부패척결위원회에 긴급체포됐다. 

현직 검사 3명이 비리혐의로 체포되는 장면은 인도네시아 언론이 대서특필했다. 반부패조사기구가 부패비리 검사를 체포하는 건 인도네시아에서는 새롭지 않지만, 검사가 한국인 피고인을 상대로 뇌물을 갈취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씨측은 왜 레디에게 돈을 건네고 8개월가량이나 지난 11월이 돼서야 이 사실을 부패척결위원회에 알렸을까. 첫 번째 검사 알도에게 2억 루피아, 두 번째 검사 레디에게 7억 루피아를 건넨 이후에도 금전 요구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레디는 재판 과정이 길어져 많은 경비가 소요되고 있고, 변호사 비용도 더 필요하니 남은 잔금 3억 루피아 중 일부를 달라고 했습니다.”

레디의 요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5년 9월, 레디는 재판이 불리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또 다른 사건 담당 검사 말다 크사트리아(Malda Ksatria)에게 5억 루피아(한화 약 4200만 원)를 주고 최대한 구형을 낮춰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을 주지 않으면 두 피고인이 결국 감옥에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25년 9월 30일 김 씨는 현금 5억 루피아를 제3의 검사 말다에게 건넸다…(후략)

👉 전체 기사 보기:  https://thedunia.org/justice-for-sale-indonesian-prosecutors-bribery-korean-defendants/

👉 두니아 응원하기: https://mrmweb.hsit.co.kr/v2/Member/MemberJoin.aspx?action=join&server=9YeyXyRTYHaYPuTqcJXe6w==

뉴스타파 두니아 contact@thedunia.org

Copyright © 뉴스타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