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진단] '역대급 매출' 찍은 백화점...알고 보니 외국인 소비 효과

이병우 기자 2026. 5. 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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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신세계·롯데 등 백화점 빅3, 1분기 실적 '껑충' 예상
"내수 살아난 건 아냐"...호실적에도 지속 가능성 시험대
현대백화점그룹 본사 사옥 전경. [출처=현대백화점그룹]

국내 주요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백화점이 올해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명품 중심 소비 확대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호실적이 구조적인 내수 회복보다는 외국인 소비 증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감돈다.

◆ 방한 외국인 476만명...소비 지형 변화 가속

8일 문화체육관광부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476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45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94만명, 대만 54만명 순이었다.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관광객 유입 역시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관광객 증가가 단순 방문 확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백화점과 면세점 중심의 유통 소비 구조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명동·강남·잠실 등 외국인 관광객 밀집 상권을 중심으로 명품과 패션, 뷰티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1분기 실적표.[출처=현대백화점 홈페이지]

◆ 현대·신세계·롯데백화점 1분기 실적 기대감 확대

외국인 소비 확대 효과는 주요 백화점 실적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올해 1분기 백화점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6325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 역시 13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7% 급증했다.

현대백화점은 실적 개선 배경으로 외국인 수요 확대를 꼽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매출 비중은 약 7% 수준으로, 2022년 1%대에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방한 외국인 증가는 일시적 특수라기보다는 엔데믹 이후 지속돼 온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명품과 워치·주얼리·패션 등 주요 상품군 판매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고, 특히 겨울 아우터 중심의 고마진 패션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역시 양호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 전망과 업계 진단을 종합하면,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80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82억원으로 27.1%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백화점 역시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 가능성이 거론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은 110% 급증하며 전체 성장세를 견인했다. 품목별로는 해외패션과 명품 매출 증가율이 45%로 가장 높았고, 일반 패션과 스포츠 카테고리 역시 각각 30% 성장했다.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 "외국인 특수 의존"...실적 지속 가능성은 과제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백화점 호실적을 내수 소비 회복의 신호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최근 국내 유통업계는 고물가와 고금리, 가계부채 부담 등의 영향으로 소비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백화점 역시 명품과 고가 패션 중심으로만 소비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진원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가계부채 부담,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부진한 업황 지속 전망' 보고서를 통해 "K-콘텐츠 흥행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은 확대될 것"이라며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 일부 업태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구조적인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커머스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와 수익창출력 대비 높은 차입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며 "온라인 침투율 상승 등 이커머스의 빠른 성장으로 오프라인과 이커머스 간 경쟁 강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선임연구원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화장품·명품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이커머스 시장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존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화장품 등 카테고리에서도 온라인 침투율이 높아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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