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 앞세운 삼성카드···‘中 BYD’ 키우고 ‘韓 리스크’ 떠안나
국산차보다 낮은 금리·높은 캐시백에 ‘형평성’ 논란
판매 확대 노린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산업 생태계 우려 확대
단기 실적 상승 뒤 커지는 수익성·건전성 부담도···삼성카드 "BYD 특혜 아냐···산업 악영향 해석은 과도"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삼성카드가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에 파격적인 무이자·초저금리 할부를 제공하며 공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구조적 리스크를 우려하는 시선이 커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부담을 낮춰 판매 효과를 끌어낼 수 있지만, 특정 브랜드에 집중된 금융 혜택이 시장 가격 체계와 경쟁 질서를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최근 BYD의 대표 모델인 '아토3'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이례적인 금융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2026년식 아토3를 구매할 경우 최대 36개월까지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고, 48개월과 60개월 장기 할부에서도 일부 구간에 무이자 또는 1%대 초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카드 일시불 결제 고객에게는 최대 7.2% 수준의 캐시백 혜택도 제공 중이다.
이 같은 조건은 일반적인 자동차 금융 상품과 비교해도 전례 없이 공격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국산차 구매 고객은 삼성카드 다이렉트 오토 상품 기준 약 3.9% 수준의 금리를 적용받는 반면, BYD 아토3 고객은 사실상 무이자 또는 1%대 초저금리 혜택을 받고 있다. 캐시백 규모 역시 최대 10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 무이자·초저금리·고캐시백 결합···"차값 아닌 금융조건이 경쟁력" 지적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금융을 통한 가격 할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자동차 구매 과정에서 할부 금리와 캐시백은 실질 구매 비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금리를 낮추고 현금을 되돌려주는 방식은 차량 가격을 직접 인하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낸다.
결국 금융 조건 자체가 차량 경쟁력을 대체하면서 시장 가격 체계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에만 집중된 혜택 구조는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일 금융사에서 국산 전기차보다 중국산 전기차에 더 낮은 금리와 높은 캐시백을 제공할 경우 소비자의 선택이 가격·품질보다 금융 혜택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완성차·부품·지역경제까지 연결된 자동차 산업···연쇄 충격 가능성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전략이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산업은 국내 제조업과 고용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2024년 기준 자동차 산업은 제조업 전체 종사자의 11.3%, 출하액의 14.1%, 부가가치의 11.9%를 차지하고 있고 2025년 기준 국내 전체 수출의 7.8%를 담당하는 핵심 산업이다.
또한 자동차 산업은 단순히 완성차 업체만의 산업이 아니다. 철강·기계·전기전자·배터리·소프트웨어·물류 등 수많은 연관 산업과 연결돼 있어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 및 연관 산업의 직·간접 고용 인원은 약 150만명 수준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금융을 활용한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가 확대될 경우 국내 산업 생태계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산 전기차가 공격적인 금융 혜택을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바로 1~3차 부품 협력사와 지역 제조업 생태계에 충격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자동차 공장과 협력업체가 밀집한 지역 경제는 완성차 판매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생산 감소와 가동률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 고용 축소와 지방 경기 침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고차 시장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저가 전기차가 대량으로 시장에 유입될 경우 기존 차량의 잔존가치는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존 소비자들의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중고차 유통 시장의 가격 체계 자체를 흔들 수 있다.

◇ 조달금리보다 낮은 대출금리 제공···장기 할부 구조상 수익성 부담 누적 우려
삼성카드 입장에서도 수익성과 건전성 부담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 등 수신 기능이 없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문제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 흐름에 더해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카드업계 전반의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삼성카드는 3%대 수준의 조달금리로 차환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향후 이자비용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카드가 BYD 구매 고객에게 무이자 할부와 1%대 초저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단기적인 판매 확대 효과와 별개로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사가 조달하는 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금융 혜택을 제공할 경우 사실상 역마진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금융은 일반 카드론보다 만기가 길고 금액 규모도 커 금리 차이에 따른 부담이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이용 실적 확대와 시장 점유율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저하와 자산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은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시장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특정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 지속될 경우 시장 왜곡은 불가피하다. 단기 실적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전략이 장기적인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조건은 일반적인 자동차 금융이라기보다 판매 촉진을 위한 사실상 보조금에 가까운 구조"라며 "단기 실적 경쟁에 집중하다 보면 장기적으로 카드사와 산업 전체가 부담해야 할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카드 관계자는 "국산차와 중국산 전기차에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프로모션 기간 중 추가 혜택은 제조사가 부담하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사가 비용을 부담한다고 해서 국내 산업에 악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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