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랠리 뒤엔 ETF 있었다…반도체로 빨려든 240조
삼성전자·SK하이닉스 편입 ETF로 자금 집중…"패시브 수급 랠리 증폭"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대기…"변동성 확대 가능성 유의해야"
![[출처=연합]](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8/552778-MxRVZOo/20260508112350377rdis.jpg)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신고가 흐름을 이어가며 국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단순히 외국인 현물 매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반도체 랠리 뒤에 '패시브 머니'가 있었다는 것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 설정액은 지난달 말 기준 43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191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240조원이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134조2000억원이 늘어 지난해 연간 증가액(123조6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ETF 시장 확대 흐름이 사실상 반도체 랠리와 궤를 같이했다고 보고 있다. ETF 자금 유입이 본격적으로 가속화된 시점이 지난해 하반기인데,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이 빠르게 상향되며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수요 급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고, 이를 추종하는 ETF 자금이 다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유입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ETF 시장 확대 흐름을 보면 실제 자금 유입 상당 부분이 반도체 관련 상품에 집중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시가총액 상위주 중심의 패시브 자금 특성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의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ETF가 ETF를 부르는 '패시브 랠리'
현재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상품명에 '반도체'를 포함한 ETF는 총 48개 수준이다. 이 가운데 해외 자산 혼합형을 제외한 순수 국내 반도체 ETF만 23개에 달한다.
이들 ETF 운용자산(AUM)은 총 28조원 규모인데, 문제는 대부분 ETF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핵심 편입 종목으로 담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평균 편입 비중을 적용할 경우 SK하이닉스 편입 규모는 약 7조7000억원, 삼성전자는 약 6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코스피200 ETF와 AI·전력인프라·빅테크 ETF 등 각종 패시브 상품까지 감안하면 실제 자금 규모는 훨씬 클 가능성이 높다.
결국 투자자들이 ETF를 매수할수록 운용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물을 추가로 사들여야 하고, 이는 다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ETF가 ETF를 부르는 순환 랠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반도체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코스피 전체 상승폭 상당 부분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출처=EBN]](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8/552778-MxRVZOo/20260508112351685fkyj.jpg)
◆ 외국인보다 강해진 '패시브 머니'
시장에서는 과거 국내 증시를 움직였던 외국인 현물 매수 영향력이 이제는 ETF 중심의 패시브 자금으로 일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직접 종목 매수보다 ETF를 통한 간접 투자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AI·반도체·전력인프라 등 특정 테마형 ETF로 자금이 몰리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의 수급 집중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역시 ETF 자금 유입을 자극하는 핵심 변수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HBM 공급 부족 우려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전망도 지속 상향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 상승은 단순 외국인 수급만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ETF 시장 확대가 반도체 대형주 상승 탄력을 키우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레버리지 ETF 등장…"변동성 확대 가능성"
다만 ETF 중심 시장 구조가 강화될수록 변동성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달 말 상장이 예정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새로운 변수로 꼽힌다. 레버리지 ETF 특성상 현물뿐 아니라 선물 매매까지 동반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급 왜곡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상장 초기 첫 5거래일 동안 자금 유입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상장 이후 단기 변동성이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P 사례를 적용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레버리지 ETF로 최대 5조원 이상의 자금 유입 가능성도 거론된다"며 "국내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미국 투자자의 한국 반도체 직접 투자 확대 역시 중요한 변수"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반도체 중심 ETF 자금 유입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반대로 업황 둔화 국면이 시작될 경우 ETF 환매가 시장 변동성을 더 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국인이 코스피 방향을 결정했다면 최근에는 ETF 패시브 자금 영향력이 훨씬 커졌다"며 "반도체 업황이 꺾일 경우 반대로 패시브 자금 유출이 시장 충격을 키우는 구조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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