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도 AI 기준 세웠다···“부차적으로만 써야 수상 가능”

미국 영화·방송계 권위 있는 시상식인 골든글로브가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새 규정을 마련했다.
미 연예 전문 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골든글로브는 7일(현지시간) 공개한 제8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자격 요건 및 심사 규정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연기상 수상 후보 자격이 자동으로 박탈되는 것은 아니며, 조건부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인간의 창의적 연출, 예술적 판단, 저작권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골든글로브는 모든 출품작은 제작 과정에서 어떤 부분에 AI를 활용했는지 모두 공개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인간의 창의적 기여를 AI가 대체해선 안 된다고 규정했다. AI는 작품 제작 과정에서 인간의 통제 아래 작품을 향상하거나 지원하는 용도로만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기상의 경우 AI를 작품 크레딧에 포함된 배우의 작업에서 부차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예컨대 노인·청년 분장처럼 인간 배우가 연기를 주도하면서 연기를 보조 또는 강화하는 용도로만 AI를 활용했다면 연기상을 받을 수 있다.
다만 AI가 배우의 표정과 움직임, 목소리 등 연기를 대체하는 등 상당 부분 AI로 생성된 작품은 수상 자격이 없다. 배우의 허가 없이 얼굴이나 목소리 복제 등을 활용해 AI로 생성한 연기가 포함된 작품은 접수할 수 없다.
이번 규정은 생성형 AI 기술의 발달을 두고 할리우드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해에는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운 AI 배우가 스위스 취리히 영화제 부대행사에 소개되면서 업계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은 AI 배우가 인간 배우의 연기를 훔쳐 생계를 위협하고 인간의 예술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세계적 권위의 영화상인 미국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 주최 측도 내년 제99회 시상식에서 AI 캐릭터나 챗봇이 쓴 시나리오는 수상 후보에서 배제하고, AI로 만든 출연자는 수상 자격이 없다는 규정을 명문화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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