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이 빚은 거친 표면, '찍찍이'처럼 금속·고분자 접합

문세영 기자 2026. 5. 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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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부품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제조업계의 오랜 상식이 뒤집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3D 금속 프린팅 과정에서 생기는 울퉁불퉁한 표면은 금속과 고분자(폴리머)를 강하게 결합하는 접합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이안나·김동식 교수는 "3D 프린팅 중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표면을 제어하는 것만으로 접합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딱딱한 뼈대와 부드러운 피부를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소프트 로봇, 몸 안에 삽입되는 의료기기 등의 분야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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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하게 움직이는 소프트 로봇을 만들 때는 매끄러운 금속 표면보다 울퉁불퉁한 표면이 활용도가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금속 부품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제조업계의 오랜 상식이 뒤집혔다. 울퉁불퉁한 표면은 소프트 로봇이나 의료기기 등을 정밀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포스텍은 김형섭 친환경소재학과·신소재공학과 교수, 이안나·김동식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레이저로 금속 분말을 녹여 층층이 쌓는 3D 금속 프린팅(PBF-LB/M)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거친 표면이 활용도가 높다는 점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버추얼 & 피지컬 프로토타이핑'에 최근 게재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3D 금속 프린팅 과정에서 생기는 울퉁불퉁한 표면은 금속과 고분자(폴리머)를 강하게 결합하는 접합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금속과 고분자를 안정적으로 결합하는 기술은 자동차, 항공우주, 소프트 로봇, 의료기기 등 다양한 산업에 필요하다. 금속은 단단하고 고분자는 유연해 서로 다른 물성을 접합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현재는 화학적 표면 처리 공정으로 금속과 고분자를 접합하는데 그 과정이 번거롭고 복잡하며 3차원 구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금속 3D 프린팅 기반 표면 텍스처링 기술을 활용한 금속-폴리머 접합력 제어 모식도. 포스텍 제공

연구팀은 3D 프린팅의 레이저 출력, 스캔 속도, 간격 등을 조절해 티타늄 합금 표면의 거칠기를 20~70μm(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범위에서 자유롭게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음악 볼륨을 조절하듯 거친 정도를 원하는 수준으로 맞춘 것이다. 

연구팀은 하나의 부품 안에서도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거칠기를 부여하는 '공간 맞춤형 표면 설계'를 구현했다. 이렇게 설계된 표면은 뚜렷하게 향상된 접합 성능을 보였다. 

소프트 로봇과 미세 유체 장치에 쓰이는 실리콘 계열 고분자(EcoFlex, 드래곤 스킨, PDMS)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최적 조건의 거칠기를 적용하자 매끄러운 표면 대비 접착 강도가 2배 이상 증가했다. EcoFlex는 214%, 드래곤 스킨은 229%, PDMS는 229% 각각 증가했다. PDMS는 최대 717kPa(킬로파스칼)에 이르는 높은 접합 강도를 기록했다. 

거친 표면의 높은 접합 강도는 운동화 ‘찍찍이’(후크-앤-루프)와 유사하다. 거친 표면에는 미세한 돌기와 틈이 촘촘히 형성된다. 해당 돌기와 틈으로 액체 상태의 고분자가 스며들어 굳으면 서로 맞물리는 '인터로킹' 구조가 형성된다. 접촉 면적이 넓어지면서 접착력이 크게 높아진다. 별도 화학 처리 없이 구조 설계로 접합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이안나·김동식 교수는 “3D 프린팅 중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표면을 제어하는 것만으로 접합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딱딱한 뼈대와 부드러운 피부를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소프트 로봇, 몸 안에 삽입되는 의료기기 등의 분야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김형섭 교수는 “한 부품 안에서 부위별로 서로 다른 접합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며 “다재료 하이브리드 구조 설계에 새로운 길을 열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80/17452759.2026.2653924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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