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글로벌 10% 관세도 무효 판결…영향은 제한적일 듯

정유진 기자 2026. 5. 8. 10: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에 대해 발언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부과해 온 ‘글로벌 10% 관세’가 1심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다. 다만 판결의 효력이 원고 일부에만 한정된 데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301조 등에 근거한 관세를 ‘플랜B’로 준비 중이어서, 이번 판결로 인한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국제통상법원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모든 무역 상대국에 부과해 온 10% 글로벌 관세가 적법하지 않다며 2대 1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해 온 상호관세가 지난 2월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데 이어 이를 대체하기 위한 도입한 글로벌 관세에도 제동이 걸린 것이다.

재판부는 무역법 122조는 심각한 국제수지를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최대 150일간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수지와 무역적자를 혼동해 무역법 122조 발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국제수지는 국내 거주자와 대외 간 상품 거래는 물론 서비스, 소득, 이전, 금융 등 모든 형태의 경제적 거래를 측정한 경제지표를 의미하며, 무역적자는 이 중 상품 거래에 한정된 개념이다.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수입업체들에 글로벌 관세를 적용할 수 없다고 영구적 금지 명령을 내리고, 이미 납부한 관세를 이자와 함께 환급하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명령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트럼프 행정부에 전면적인 글로벌 관세 부과 금지 명령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판결로 구제를 받는 곳은 소송을 제기한 향신료 수입업체 버랩 앤드 배럴과 장난감 수입업체 베이직 펀 등 중소기업 두 곳과 워싱턴주뿐이다.

법원은 오리건주 등 20여 개 주 정부가 제기한 비슷한 소송에 대해서도 공립대학인 워싱턴대학을 통해 직접 관세를 납부한 워싱턴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는 원고 자격이 없다며 대부분 각하했다. 두 기업을 대리한 자유지상주의 단체인 ‘리버티 저스티스 센터’의 소송 담당 이사인 제프리 슈왑은 다른 기업들이 계속해서 관세를 납부해야 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또한 무역법 122조는 의회의 승인 없이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이 150일로 한정돼 있어 오는 7월 어차피 만료될 예정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법적으로 보다 안정적인 301조 관세로 대체하기 위해 이미 관세 근거 마련을 위한 불공정 무역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이번 판결로 더 많은 기업이 글로벌 관세 납부액 환급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데이브 타운센드 무역전문변호사는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베이직 펀의 제이 포먼 최고경영자는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안전하고 저렴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미국 기업들에 중요한 승리”라며 “불법적인 관세는 우리 같은 기업들이 경쟁하고 성장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의회의 명시적 허가 없이 무역 전쟁을 벌이려는 백악관의 노력에 또 다른 법적 제동을 안겨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중요한 시기에 트럼프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인데 이번 판결은 그의 협상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번 판결에 대해 “관련 동향을 지속 예의주시 하면서 한·미 간 기존 관세 합의상의 ‘이익 균형 확보’ 원칙에 따라 차분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