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반도체 공급난-下] 브랜드 협업·성능 최적화로 돌파구 찾는 게임사들
AMD 협업 확대하는 게임업계···‘붉은사막’ 마케팅 성과 주
Xbox 차세대 콘솔도 AMD 선택···PC·콘솔 경계 흐려진다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반도체 공급 구조가 인공지능(AI) 서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게임업계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 주요 게이밍 부품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콘솔과 PC 게임 시장에서는 하드웨어 구매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본지는 2회에 걸쳐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게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업계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AI 서버용 반도체 공급 확대 영향으로 게이밍 PC와 콘솔 가격 부담이 커지자 게임업계도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과거처럼 최고 사양 중심 경쟁보다는 보다 넓은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최적화 역량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이용자 구매 장벽 높아지는 시대···게임사 최적화로 응답
국내 게임사들도 최근 출시한 대형 PC·콘솔 게임에서 최적화 작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넥슨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고사양 그래픽 기반 게임임에도 비교적 폭넓은 사양 환경에서 안정적인 프레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을 진행했다. 출시 이후 스팀 이용자 평가에서도 전투 성능과 최적화 부문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펄어비스 '붉은사막' 역시 오픈월드 기반 대작 게임이지만, 최신 최고사양 장비만을 전제로 하지 않는 방향으로 최적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게임쇼 시연 과정에서도 프레임 안정성과 그래픽 품질 균형에 초점을 맞춰왔다.
두 게임은 출시 후에도 빠른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 내 지연 현상과 버그(오류) 현상을 제거하는 데 공을 들였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시프트업이 플레이스테이션5(PS5)로 첫 출시한 액션 게임임에도 안정적인 게임 지연 유지와 최적화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후 PC 버전에서 최적화 작업을 통해 그래픽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플레이 안정성을 확보한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해외 대형 신작들이 최적화 문제로 이용자 불만을 받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최적화 전략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부품 가격 상승 속에서도 반도체 기업과 게임 개발사 간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펄어비스 '붉은사막'은 AMD와 국내외 게임쇼, 팝업 등으로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AMD는 라이젠 CPU와 라데온 그래픽카드가 탑재된 PC 구매자에게 붉은사막 게임 코드를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단순 부품 마케팅을 넘어 게임과 하드웨어를 묶는 판매 방식의 성공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게이머들의 AMD 플랫폼 선호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밸브 스팀 하드웨어 설문조사에 따르면 AMD CPU 점유율은 2025년 9월 기준 40%를 넘어섰다. 시장조사기관 머큐리리서치 조사에서도 AMD 데스크톱 CPU 시장 점유율은 2025년 4분기 기준 42.6%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인텔 중심이었던 CPU 시장 구조에도 게이밍 이용자 수요 변화가 반영되고 있단 분석이다.
게이밍 특화 제품인 X3D 시리즈 판매가 강세를 보이면서 AMD 플랫폼 기반 게임 최적화 수요 역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AMD 연간 게이밍 매출 51% 증가···호실적 기여
AMD는 PC 게임을 넘어 콘솔 영역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공개된 마이크로소프트 Xbox 차세대 콘솔 '프로젝트 헬릭스'는 PC와 콘솔을 연결하는 콘셉트로, AMD 맞춤형 시스템반도체(SoC)를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차세대 다이렉트X와 초해상도(FSR) 기술 최적화를 AMD와 공동 설계하는 구조다.
AMD 실적 역시 여러 협업과 맞물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AMD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약 14조 8073억원(10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8% 증가했고, 주당순이익(EPS)은 1.37달러로 42.7%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돈 AMD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6일(현지시간) 기준 18.6% 상승한 421.39달러로 마감했다.
AMD 성장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수요뿐 아니라 게이밍 플랫폼 수요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AMD의 2025년 연간 클라이언트 및 게이밍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146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AI 서버 중심 공급 재편 속에서도 게임용 CPU와 그래픽카드 수요가 유지되면서 게이밍 플랫폼 사업 역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공급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게임사와 반도체 기업 간 협업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과거처럼 최고 사양 경쟁에 집중하기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최적화 역량과 플랫폼 협업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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