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산직의 시대’ 오나… Z세대 블루칼라 선호 확산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사무직 대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Z세대 구직자들 사이에서 블루칼라 직무에 대한 선호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연봉과 기술 경쟁력을 중심으로 직업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안정적인 사무직’이라는 기존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Z세대 구직자 1800명을 대상으로 ‘연봉 7000만 원 교대근무 생산직’과 ‘연봉 3000만 원 야근 없는 사무직’ 중 더 선호하는 직무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생산직을 선택했다. 이는 지난해 동일 조사 대비 2%p 상승한 수치다. 반면 사무직을 선택한 비중은 40%에 그쳤다.
블루칼라 직무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응답자의 68%는 블루칼라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으며, ‘보통이다’는 26%, ‘부정적이다’는 6%로 집계됐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 응답은 5%p 증가했고, 중립과 부정 응답은 각각 4%p, 1%p 감소했다.
블루칼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연봉이 높아서’가 66%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술을 보유해 해고 위험이 낮아서(8%) △야근·승진 스트레스가 덜해서(8%) △AI 대체 가능성이 낮아서(6%) △성과 대비 보상이 명확해서(4%) △빠르게 취업할 수 있어서(4%) △몸 쓰는 업무를 선호해서(3%)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원 의향도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41%는 ‘조건이 좋다면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고, 29%는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고민되지만 가능하다’는 응답도 17%를 차지해, 전체 응답자의 87%가 블루칼라 직무 지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블루칼라 직무를 선택할 수 있는 최소 연봉 수준으로는 ‘5000만 원 이상’이 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00만 원 이상(18%) △8000만 원 이상(17%) △7000만 원 이상(15%) 순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3000만 원 이상(12%) △4000만 원 이상(11%) △연봉과 관계없이 선택 가능하다(4%) 등의 응답도 나왔다.
관심 있는 블루칼라 업종으로는 ‘IT·배터리·반도체’가 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동일 조사 대비 4%p 상승한 수치다. 이어 △자동차·조선·항공(25%) △미용·요리·제과제빵(19%) △전기·전자(18%)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블루칼라 취업에 관심 없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과거에는 사무직 선호가 강했다면, 최근 Z세대는 연봉과 기술 경쟁력 등 현실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직무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특히 AI 확산 이후 대체 가능성이 낮은 기술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블루칼라 직무를 바라보는 인식 변화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현장에서도 감지된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 대응을 위해 지난달 고졸·전문대졸 대상 생산직 채용을 진행했다. 공고 직후 일부 4년제 대졸 지원자들이 학력을 낮춰 지원을 고민하는 이른바 '역(逆)학력' 현상까지 나타났다. 실제 취업 커뮤니티에는 "4년제 학위 숨기고 지원해도 되냐"는 글이 올라오며 눈길을 끌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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