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서 시작됐는데 남 얘기가 아니었다”… 크루즈 한타 감염에 한국도 다시 긴장

제주방송 김지훈 2026. 5. 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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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급 대유행 가능성 낮다”
그런데 국내도 매년 수백명 감염… 제주·서울형 바이러스 이미 존재


대서양을 건너던 크루즈선 안에서 시작된 한타바이러스 감염이 국제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같은 팬데믹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보고된 안데스형 바이러스가 의심되지만, 일반 대중에게 빠르게 확산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번 상황을 해외 희귀 감염병 정도로만 보기 어렵다는 반응도 함께 나옵니다.

 국내에서도 한타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매년 수백 명씩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 제주바이러스 등 토착 유형도 이미 확인된 상태입니다.

크루즈 관광 확대에 속도를 내는 한국 입장에서는 방역과 감시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 크루즈서 3명 사망… WHO “추가 감염 가능성”

8일 WHO에 따르면 네덜란드 선적 크루즈 ‘MV 혼디우스’호에서는 현재까지 확진 5건과 의심 3건 등 모두 8건이 보고됐습니다. 이 가운데 3명이 숨졌습니다.

혼디우스호는 지난달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를 출발해 남대서양을 횡단했고, 서아프리카 카보베르데 인근까지 이동했습니다.

네덜란드 국립공중보건환경연구소(RIVM)는 이번 바이러스가 남미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안데스형 한타바이러스라고 밝혔습니다.

안데스형은 한타바이러스 가운데 드물게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보고된 유형입니다.

WHO는 최대 6주 잠복 가능성을 언급하며 추가 사례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다만 “현재 공중보건 위험은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역시 감염관리 조치가 적용될 경우 지역사회 대규모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 한국도 지난해 373명… “이미 국내 풍토 감염병”

한타바이러스는 감염된 설치류의 소변·분변·타액 등을 통해 전파됩니다. 바이러스가 섞인 먼지가 호흡기로 들어가 감염되는 방식입니다.

주로 농경지와 야외 작업 환경, 군 훈련장 등 설치류 노출 가능성이 높은 장소에서 위험도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상황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증후군출혈열 환자는 373명 신고됐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도 매년 400명 안팎의 환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 임진바이러스, 제주바이러스 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한탄바이러스는 1976년 이호왕 고려대 교수가 한탄강 인근 등줄쥐에서 세계 최초로 분리한 바이러스입니다.

이후 유사 계통 바이러스들을 묶어 ‘한타바이러스’라는 이름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 “코로나와는 달라”… 그래도 방심 안 돼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코로나19 초기 상황과 같은 선상에서 보는 건 과도하다고 설명합니다.

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유럽 보건당국은 안데스형 바이러스 역시 매우 밀접한 접촉이 있어야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초기 증상이 발열과 근육통 등 일반 몸살과 비슷해 진단이 늦어질 가능성은 변수로 꼽힙니다.

국내 의료계에서는 한타바이러스가 해외 뉴스 속 낯선 질환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신증후군출혈열은 국내 법정감염병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신부전과 출혈 증상, 장기 손상 위험도 동반할 수 있습니다.

■ 크루즈 키우는 한국… “관광 경쟁력은 방역 신뢰”

이번 사태는 한국의 크루즈 관광 확대 흐름과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최근 제주 강정항과 부산항 등을 중심으로 국제 크루즈 관광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외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국내 승객이 직접 탑승하는 준모항 전략도 확대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크루즈는 구조적으로 감염병 관리 부담이 큰 공간입니다.

여러 국가 승객이 밀폐된 환경에서 장시간 함께 이동하고, 기항지마다 승객 이동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혼디우스호 역시 항해 과정에서 여러 지역에 기항했고 일부 승객은 중간에 하선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크루즈 산업은 검역과 방역 체계가 관광 경쟁력 자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했습니다.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국제 이동과 크루즈 관광이 다시 확대되는 상황에서 검역과 초기 진단 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도 야외 활동 뒤 손 씻기와 작업복 세탁, 설치류 배설물 접촉 차단 등 개인 위생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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