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는 교주급”…삼성전자 노조, 동행 이어 전삼노도 균열

장우진 2026. 5. 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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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노, 초기업노조에 ‘교섭 배제 협박’ 유감
DX 조합원들 토론방서 ‘최승호 위원장’ 질타
DX 중심 동행도 이탈…공동교섭단 와해 수순
내부선 ‘초기업노조 독단적 구조’ 문제 제기도
삼성전자 첫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노조원들이 지난 2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 ‘노노(勞勞)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디바이스경험(DX) 중심의 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동행노조)가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한 데 이어 전국삼성전자노조(이하 전삼노)도 최승호 위원장이 이끄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에 ‘협박성 발언’을 문제삼으며 항의 서한을 보냈다.

노조 조합원 사이에서는 최승호 위원장을 향한 비판이 목소리가 거세게 표출되고 있다. 작년 11월 5일 체결된 공동교섭단 양해각서는 사실상 와해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초기업노조의 협상 대표성에도 균열이 발생한 상황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전날 ‘조합원 의견 수렴 활동에 대한 교섭 배제 협박성 발언 유감 표명 및 사과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초기업노조 측에 발송했다.

전삼노는 최 위원장이 현장의 소통 과정을 문제 삼으며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이는 단순히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DX 사업부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교섭 테이블에서 지워버리겠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조합원의 뜻을 대변해야 할 대표자의 직무를 위축시켜 노동자 간, 노동조합 간의 신뢰를 또 한 번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DS부문 내부에서는 노조 가입 여부에 따라 대화가 단절되는 등 직원 간 노노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전삼노는 DX부문 조합원과 직원들 간의 내부 메신저 ‘DX 토론방’ 대화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여기에는 최 위원장을 비롯해 초기업노조 운영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발언이 다수 담겨 있다.

한 예로 한 간부는 “최승호는 DS에서 교주급으로 보호받고 있다고 하더라”며 “최승호를 제끼는 건 역부족일 것 같고 현실적이지도 않은 것 같다”며 꼬집었다.

또 “(공통재원 안건을)DX 교섭위원들이 내부 토의 때 반복해서 이야기해봤더니 맘에 안 든다고 동행을 교섭장에서 아예 제외시켜 버렸다”고 전했다.

한 조합원은 “이게 최승호 맘대로인가요”라고 반문했고, 또 다른 조합원은 “이라다 괜히 속좁은 최승호가 방장님(전삼노 측 간부)도 교섭위원에서 빼니 마니 하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동행노조는 지난 4일 전삼노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앞으로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 공문을 발송하고, 공동교섭단 참여를 즉시 종료한다고 통보했다.

동행노조는 공문에서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에도 귀 조합에서는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고, 심지어 협의하려는 의사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우리 노조를 향한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심지어 어용노조라는 도가 지나친 악의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양해각서 제1조(목적) 및 제6조(상호신뢰) 규정의 심각한 위반을 사유로 들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최 위원장이 독단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원인으로 초기업노조의 기형적인 조직체계를 문제 삼고 있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3300여명(8일 6시 기준)이지만 모든 판단과 결정은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초기업노조는 2023년 1월 출범 이후 현재까지 대의원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약 80%가 DS부문 직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노조는 DS부문에 대해서만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DX부문에 대해선 아무런 요구를 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 노조의 정체성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DS·DX 양쪽 부문을 아우르는 노조여야 함에도 DS부문의 목소리만 대변해 왔던 문제가 곪아 터져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초기업노조는 DX 조합원 탈퇴는 전혀 개의치 않고 DS부문만 결집하면 된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어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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