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다고? 똑같이 만들면 그만"…'소름' 돋는 직장인들 [차이나 워치]
이메일·보고서·의사결정까지…중국 뒤덮은 'AI 동료'

중국 주요 도시의 사무실은 이미 '디지털 동료'가 점령한 상태다. 인공지능(AI) 모델을 기반으로 사내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물론이고 퇴사자 등 특정인의 업무 스타일을 AI에 학습시킨 'AI 복제 인간'까지 등장하고 있다.
AI가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서 모든 의사결정의 출발점이 되는 사회 구조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퇴사자도 복제…AI 실험 어디까지
8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중국 대표 빅테크인 바이두, 알리바바, 바이트댄스는 올 들어 전사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핵심을 AI 내재화에 뒀다.
바이두는 연구직군뿐 아니라 기획, 마케팅, 인사 등 비기술 부서에서도 AI 활용 능력을 필수 평가 지표로 도입했다. 내부적으로 모든 업무 프로세스도 'AI 우선' 방식으로 재설계했다.
알리바바는 중국의 대표 생성형 AI 기업 딥시크와 적극적인 업무 협력을 진행하면서 자사 서비스에 초효율 모델을 이식하고 있다. 일차원적인 기술 도입보다 의사결정 체계를 AI 에이전트(비서)에 맡기려는 구조적인 변화 시도다.

중국 내 'AI 동료'의 침투 속도는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중국 시장 조사 업체 퀘스트모바일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중국 내 AI 네이티브 앱(AI를 핵심 엔진으로 작동하는 앱)의 월간활성사용자수는 4억4000만명을 돌파했다.
중국 기업들은 생성형 AI와 에이전트형 AI를 사무 업무 전반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메일 작성이나 보고서 생성, 일정 관리 등 통상 사무 업무 영역에선 더 빠르게 활용이 늘고 있다.
더 나아가 연구개발과 법률 검토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베이징에서 근무하는 한 금융사 관계자는 "출장 예약을 포함한 기본적인 사무 업무의 경우 AI 에이전트가 '1인 대행사'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며 "AI를 잘 쓰는 직원과 그렇지 못한 직원 간 생산성 격차가 점차 더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AI 활용 능력이 사실상 새로운 직무 능력으로 자리잡았다는 설명이다. 컨설팅사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보고서 초안 작성과 규제 준수 검토 업무의 80% 이상은 AI가 사실상 전담하고 있다"며 "신입 직원의 몫이던 기초 데이터 수집과 엑셀 작업은 이제 AI 에이전트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보고서 쓰고 출장 예약까지
중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 내 AI 도입이 생산성 향상을 넘어서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과거에는 인간이 업무를 수행하고 IT(정보기술)이 보조했다면, 이젠 AI가 업무를 이끌고 인간이 관리·검증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달 이후 '동료 스킬'이라는 이름의 AI 에이전트용 프로젝트가 중국 내에서 화제가 됐다. '동료 스킬'의 핵심은 특정인의 업무 능력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있다. 특정 직원의 메신저 대화 기록, 이메일 내용, 과거 작성 문서 등을 학습시키면 그 직원의 말투와 의사 결정 방식을 똑같이 닮은 'AI 복제 인간'이 생성되는 구조다.

동료 스킬 측은 "사내 업무 메시지, 이메일 등 자료와 함께 해당 인물에 대한 주관적 설명을 제공하면 그 사람처럼 행동하는 AI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를 넘어서 인간 고유의 업무 능력까지 모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무실 밖에서도 AI의 침투는 거세다. 항저우의 스타트업 즈전커지는 전 세계 최초로 오픈 에이전트 기반 의료 플랫폼을 출시했다. 기존 챗봇 수준을 넘어서 전자의무기록 초안을 직접 작성하고, 수만건의 학술 논문을 근거로 진단을 보조할 수 있다.
알리바바 계열의 신선식품 마트 허마센셩은 AI 기반 가격 결정 시스템과 물류 최적화 알고리즘을 전면 도입했다. 인근 지역의 실시간 수요와 기상 상태, 신선도 데이터를 분석해 매 시간 단위로 가격을 조정하는 일을 맡고 있다. 재고 관리의 '무인 지능화'까지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AI 확산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향후 5년간 산업 전반에 AI를 내재화해 기술 패권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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