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하우시스 vs KCC, ‘건자재 공룡’ 두 회사의 엇갈린 1Q 실적… 배경은?[중기+]

홍석희 2026. 5. 8. 09:2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X하우시스]
LX하우시스, 1분기 영업익 전망치 6배 초과 ‘어닝 서프라이즈’
KCC, 매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 14.8% 뒷걸음질
KCC 실리콘 부문 기대 이하·도료 원가 부담도 KCC 발목 잡아
중동 전쟁 불안 2분기 본격 반영… 주택거래 활황 계속될지도 불확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내 건자재 업계 1·2위인 LX하우시스와 KCC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극명하게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통상 건자재 업종은 주택 경기라는 공통 변수를 타고 함께 오르내리는 경향이 강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LX하우시스가 시장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는 사이, KCC는 매출이 소폭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10% 넘게 감소했다. 두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차이와 글로벌 원자재 시황이 두 회사의 실적을 엇갈리게 만든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코리아빌드’에 참가한 LX하우시스 부스에서 참가자들이 LX하우시스 전시관을 관람하고 있다. [LX하우시스]

▶LX하우시스, 기대치 6배 웃도는 ‘서프라이즈’=LX하우시스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459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549.7% 급증한 수치다. 시장 컨센서스(전망치)가 약 76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기대치의 여섯 배를 넘어선 ‘어닝 서프라이즈’다. 주가도 이에 화답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같은 실적 급등의 배경으로는 주택 매매 거래량 증가가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동·호수 기준)은 15만96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했다. 1월 거래량만 놓고 봐도 전년 동월 대비 60.4%나 급증했다. 수도권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며 거래 회복세를 이어 갔다.

특히 준공 30년 이상 노후 단지가 밀집한 서울 노원구의 올해 1분기 아파트 거래량은 2085건으로 전년(1042건)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도봉구 역시 같은 기간 346건에서 557건으로 61% 급증했다. 구축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창호·바닥재·벽지 등 인테리어 자재 교체 수요가 동반 상승하는 이른바 ‘이사 특수’가 LX하우시스의 실적을 밀어 올렸다는 해석이다.

LX하우시스의 사업 구조를 살펴보면 이 같은 흐름이 실적에 곧장 반영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드러난다.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67.1%가 창호·바닥재·벽지·단열재 등 건축자재 부문에서 나온다. 나머지 32.9%는 자동차 원단·인테리어 부품·산업용 필름 등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축자재 부문에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부문의 매매거래량 증가에 따른 시판 물량 증가 효과가 컸다. 창호·바닥재·벽지 등 B2C향 비중이 커지면서 믹스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에 납품하는 B2B(기업간 거래) 물량이 착공·분양 부진으로 여전히 저조한 가운데, B2C 채널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뜻이다.

LX하우시스는 2009년 LG화학 산업재 사업부문에서 분할 설립된 이후 건축자재와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의 두 축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현재 8개의 연결 대상 종속회사를 두고, 국내 청주·울산 등에 제조시설을 운영하며 미국·중국 등에도 생산·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39%에 달할 만큼 해외 의존도도 높다.

다만 지난해(2025년) 연간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1787억원으로 전년(3조5720억원) 대비 11% 줄었고, 영업이익은 131억원에 그치며 전년(975억원) 대비 급감했다. 건축자재 부문이 3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선 탓이 컸다.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이 43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버텨줬지만 건축자재의 낙폭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올해 1분기 LX하우시스의 실적 반등에는 지난해 실적이 그만큼 나빴다는 ‘기저효과’도 깔려있다.

[KCC]
직원들이 옥상에 KCC의 백색 차열 페인트 스포탄 상도를 바르고 있다. 이 소재에는 열기 축적을 줄이는 쿨루프 공법이 도입됐다. [KCC]

▶KCC, 매출 늘었지만 수익성 ‘후퇴’=반면 KCC의 1분기 성적표는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KCC가 지난 6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KCC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6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8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했다. 증권가 컨센서스(975억원)를 약 10% 하회하는 성적이다.

KCC 측은 실적 악화 이유에 대해 “불확실한 국제정세에서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나, 원자재 비용 증가와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14.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CC는 건자재·도료·실리콘·기타 네 사업부로 구성된다.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 외부 매출 비중은 실리콘이 47.3%로 절반에 가까우며, 도료가 29.5%, 건자재가 14.9%를 차지한다. 이 구조가 이번 실적 희비를 가른 핵심이다.

KCC의 1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은 실리콘 부문 탓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KCC 실리콘 사업은 지난 2019년 인수한 미국 실리콘 전문기업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가 주도한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를 위해 약 3조5000억원을 쏟아부었으며, 2024년에는 잔여 지분 20%를 4050억원에 추가 취득해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모멘티브 인수 이후 KCC의 실리콘 부문은 2021년 영업이익 2629억원, 2022년 2615억원 등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요 위축, 원자재 가격 부담이 겹치면서 2023년 833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2024년에는 730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2025년에는 연간 81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개선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시장의 기대에 비해 실리콘 부문 회복 속도가 더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 분쟁 확대 때문에 원가 부담이 커졌고 해상 운송비가 높아지면서 사업 계속에 필요한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원자재인 메탈실리콘 가격이 안정세를 보임에도, 비용 증가분을 제품 판매가에 즉각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됐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자재와 도료 부문은 견조한 실적을 냈지만 실리콘 사업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다. 실리콘 부문이 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지만 이란 전쟁에 따른 촉매 가격과 운송비 상승 부담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KCC의 실리콘 사업은 전체 연결 매출의 절반에 육박하는 핵심 부문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실리콘 부문 외부 매출은 3조671억원으로 전체의 47.3%를 차지한다. 2019년 모멘티브 인수 전 실리콘 매출 비중이 11%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기업 체질 자체가 바뀐 셈이다. 매출 절반이 글로벌 실리콘 시황에 연동되는 구조인 만큼, 업황이 부진하거나 원가 충격이 발생할 때 연결 기준 실적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도료 부문도 원가 부담에 발목=도료 부문 역시 원가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KCC의 도료 부문은 건축용·자동차용·선박용·공업용 도료 등 폭넓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현대자동차·HD현대중공업 등이 주요 납품처다. 도료 사업은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아 유가와 환율, 전방 산업인 건설·자동차·조선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다.

올해 1분기에는 에폭시수지·자일렌 등 주요 도료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다. 특히 1분기 중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됐고, 이 때문에 도료 원가율 방어도 어려웠다. 도료 판매가 인상 협상이 통상 연간 계약 체계로 이뤄지는 특성상,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즉각 전가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이번 1분기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의 공통 문제는 2분기다. LX하우시스의 경우, 1분기 깜짝 실적을 이끈 주택 거래 회복 동력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 가격 인상이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수 있다.

LX하우시스가 만드는 제품의 주요 원재료인 PVC·가소제·MMA 등은 석유화학 기반 소재로, 유가 상승이 비용 구조에 직접 영향을 준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 및 나프타 수급 문제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이 2분기부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추가적으로 나프타 수급에 따른 가동률 하락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도 “주택 거래량 역시 정부의 수요 규제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상반기 풍선효과로 일시적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구조적인 턴어라운드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KCC는 실리콘 업황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인 미국 다우(DOW)의 영국 배리 공장이 올해 상반기 폐쇄에 돌입하고, 노르웨이 엘켐도 실리콘 사업 구조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급 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김도현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의 실리콘 합리화 계획이 2026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다우의 배리 DMC 공장 폐쇄가 예정돼 있다. 유기실리콘 수급은 양호한 상황에서 원재료 부담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