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달리고, 버티고, 외치고…이스타항공 ‘국내 유일’ 체력시험 체험해보니
오래달리기 등 6종목…목소리 데시벨도 확인
현장에 맞춰 전형 변화…“훈련 적응에 도움”
돌발 상황 대처 면접으로 순발력·판단력 테스트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이스타항공은 객실승무원 선발 과정에서 체력시험을 진행하는 국내 유일의 항공사다. 승무원을 단순 서비스직으로 봤던 인식이 변화하고 ‘기내 안전 요원’으로서 역할이 대두되면서, 이에 발맞춰 채용 전형도 변화한 것이다.
7일 서울 강서구의 한 체육관에서 이스타항공의 객실승무원 채용 전형의 일부인 체력시험에 참여했다. 체력시험은 ▷암리치 ▷평형성 ▷악력 ▷데시벨 ▷배근력 ▷오래달리기로 구성되며, 한 종목이라도 기준에 못 미치면 탈락이다. 이날 기자가 직접 채용 전형을 체험해 보니 이스타항공이 안전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암리치 종목을 통해 손을 쭉 뻗어 이스타항공 항공기의 오버헤드빈(기내 천장에 달린 짐칸)에 손이 닿는지 확인했다. 이스타항공은 서류전형에 키를 묻지 않지만, 오버헤드빈에 있는 구급장비, 소화기 등을 꺼낼 수 있는지 암리치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키 158㎝인 기자가 신발을 신고 까치발을 들고서야 측정 기준선에 겨우 손이 닿았다.

평형성 종목에서는 안대로 눈을 가리고 한 다리를 든 채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난기류 등 기내가 흔들리는 환경에서도 균형을 잡을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눈으로 보기에는 간단해 보였지만, 막상 직접 해보니 다리가 앞뒤로 크게 흔들렸다. 왼발로는 9초를 겨우 버텼고, 주발인 오른발로 지탱해서야 20초를 간신히 넘겼다.
악력과 배근력 종목은 측정 기구를 통해 간단하게 진행됐다. 무거운 항공기를 개방하거나 노약자, 아이, 부상자 등을 부축할 충분한 능력이 있는지, 충격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데시벨 종목에서는 큰소리로 “발목 잡아, 머리 숙여, 자세 낮춰” 구호를 외치고 소리의 크기를 체크했다.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우왕좌왕하는 승객들을 안내해 탈출을 돕기 위함이다. 6종목 가운데 가장 간단해 보였지만, 여러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았다. 실제로 결과표를 받아보니 89.9 데시벨을 기록하며 합격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가장 힘들었던 시험은 오래달리기였다. 20m를 여성은 25번, 남성은 45번 달려야 하는 종목으로, 횟수가 반복될수록 제한 시간이 점점 짧아졌다. 펑소 러닝을 자주 해 달리기에 자신이 있었지만, 빨라지는 속도에 숨이 찼다. 25번의 달리기가 끝나자 다른 참가자들 역시 바닥에 주저앉아 거친 숨을 내쉬었다.
이스타항공의 체력 시험의 또 다른 특징은 현장에 맞춰 종목을 지속 변경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처음 체력시험을 도입했을 때는 윗몸 일으키기와 높이뛰기 종목도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두 종목이 사라졌다. 이날 감독관을 맡은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객실승무원 훈련팀 조교가 여러 차례에 걸쳐 체력 시험을 시범 운영하며 종목을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원 이스타항공 객실훈련팀장은 “기내승무원으로 선발되면 3개월간 법정 안전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채용 전형에 체력 시험을 추가하면서 신입 승무원들이 훈련 과정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지난 7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객실 승무원 채용 전형 중 하나인 상황대처면접을 체험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8/ned/20260508090123428odps.jpg)
체력시험을 마친 뒤에는 이스타항공 본사로 이동해 상황대처면접을 진행했다. 상황대처면접은 기내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지 순발력을 살펴보는 과정이다.
특징은 기내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답변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학교나 학원에서 미리 준비할 수 없는 돌발 질문을 통해 충분한 대응 역량을 갖췄는지, 이스타항공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지원자인지 살펴보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날 취재진에 ‘6명이 한 조가 돼 직장 내 세대 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하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개인에게는 긴급한 상황에서 동기의 실수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을 물었다.
강태영 이스타항공 인사팀장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 모여 답변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협업 능력과 함께 개인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며 “개인별 질문은 좀 더 돌발적인 상황을 통해 대처 능력을 파악하고, 자기소개서 속 가치관과 답변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노선 확대에 대응하고,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50명 규모의 신입 객실승무원 공개 채용 접수를 시행한 바 있다. 지원자들은 서류 평가, 상황 대처 면접, 체력 시험, 임원 면접, 채용 검진 등의 과정을 거치며, 최종 합격자는 6월 이후 인턴 승무원으로 입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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