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I 엑스포 2026이 보여준 ‘현장형 AI’… “답하는 것을 넘어 실행하는 AI로 진화했다”
코엑스 A홀 채운 피지컬 AI·AI 에이전트·GPU 인프라…산업 적용 경쟁 본격화
마음AI·인텔리빅스·KB금융, 로봇과 현실 데이터를 결합한 실행형 AI 제시
한국딥러닝·플랜아이·베슬AI, 문서 자동화·대화형 서비스·AI 인프라 해법 공개

제9회 국제인공지능대전, AI EXPO KOREA 2026(이하 AI 엑스포 2026)의 현장은 과거 생성형 AI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주던 전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있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을 채운 기업들이 내세운 서비스와 제품은 올해 인공지능 산업의 무게중심이 ‘모델 성능’에서 ‘현장 실행’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AI는 더 이상 화면 속 답변 도구에 머물지 않았다. 현장을 보고, 상황을 판단하고, 업무를 처리하며, 다시 데이터를 축적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전시장에는 AI 에이전트, 온디바이스 AI, 자율주행 순찰 로봇, 시니어 돌봄 로봇, 문서 자동화 서비스, GPU 클라우드 플랫폼이 나란히 등장했다. 여기에 AI 캐릭터와 실시간 음성 대화를 결합한 체험형 서비스까지 등장하며, AI가 업무 도구를 넘어 사람과 관계 맺는 인터페이스로 확장되는 흐름도 확인됐다.
마음AI, “AI가 답하는 시대에서 일하는 시대로”

올해 AI 엑스포에서 마음AI는 AI가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 시대의 도래를 강조했다. AI를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모델로 보는 것이 아니라, 로봇과 산업 데이터, 현장 시스템을 연결해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실행 구조로 보자는 것이다.
마음AI가 제시한 핵심 개념은 ‘로봇의 두뇌’다. AI 모델이 센서와 로봇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해석하고, 상황을 판단한 뒤 실제 행동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기존 생성형 AI가 문서 작성, 요약, 검색 보조에 강점을 보였다면, 피지컬 AI는 제조, 물류, 국방 등 실제 산업 환경에서 움직이는 시스템과 결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마음AI는 인지, 판단, 행동, 피드백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강조했다. AI가 한 번의 명령을 처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발생한 행동 데이터를 다시 축적하고 학습해 성능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온디바이스 AI, 로봇 행동 데이터, 데이터 팩토리 기반 지속 학습 체계가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인텔리빅스, 위험을 먼저 보는 AI와 순찰 로봇

인텔리빅스는 이번 전시에서 안전 AI와 피지컬 AI의 접점을 보여줬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공공안전, 건설, 제조, 교통, 국방 현장에서 사람이 모든 위험 신호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인텔리빅스는 이 문제를 영상분석 AI, 관제 플랫폼, 자율주행 순찰 로봇을 결합한 방식으로 풀어내려 했다. 핵심 솔루션은 자율주행 순찰 로봇 ‘아르고스’와 관제 플랫폼 ‘Gen AMS’다.

현장에서 만난 이명식 인텔리빅스 차장은 기존 CCTV 기반 영상 분석과의 차이를 통합 관제와 자동 보고에서 찾았다.

인텔리빅스가 로봇을 자체 설계한 이유도 AI 최적화에 있다. 이 차장은 상용 4족 보행 로봇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카메라 위치, 화각, 화소 수 등을 영상 분석 관점에서 맞춰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희는 AI 영상 분석을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카메라가 어떤 움직임에서 최적화되는지를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카메라의 위치, 화각, 화소 수까지 저희 기준으로 정해 설계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잘 아는 쪽이 그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디바이스를 설계해야 좋은 제품이 나온다고 봅니다.”
KB금융, 금융사가 꺼낸 휴머노이드 돌봄 로봇

KB금융그룹의 전시는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뿐 아니라 돌봄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금융사가 휴머노이드 로봇 기반 시니어 케어 서비스를 선보인 점은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고령화 사회에서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의 경계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가 작지 않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로봇이 사람과 대화한다는 데 있지 않다. 고령층의 돌봄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서 케어, 생활 관리, 건강 관리, 재무·주거 지원이 하나의 서비스 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실험한다는 점에 있다. KB금융은 2012년 시니어 특화 브랜드 ‘KB골든라이프’를 선보인 이후 시니어 고객 대상 서비스 역량을 쌓아왔다. 올해 1월에는 서울 역삼동 KB라이프타워에 ‘에이지테크랩’을 마련하고, 고령층을 위한 기술 실증과 혁신 기업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딥러닝, 문서 이해에서 업무 실행까지 자동화

한국딥러닝 부스에서는 현장감 있는 서비스 소개가 이어졌다. 김지현 한국딥러닝 대표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참관객들에게 자사 문서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설명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부스 주변에는 발표를 듣는 관람객과 상담을 기다리는 참관객이 오가며, 문서 AI가 실제 기업 업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묻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현장 데모도 산업별로 구성됐다. 금융 영역에서는 계좌, 계약서, 신청서 등 비정형 문서의 주요 값을 추출하고 검증한 뒤 업무 시스템과 연결하는 흐름이 소개됐다. 제조 영역에서는 생산, 품질, 검사 문서를 구조화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돕는 방식이 제시됐다. 공공 영역에서는 민원과 행정 문서를 자동 분류하고 대량 문서 처리 부담을 줄이는 활용 사례가 부각됐다.
플랜아이, 홈페이지와 함께 최신화되는 AI 대화 서비스

플랜아이는 SaaS형 지식 기반 AI 대화서비스 ‘플래니’를 들고 나왔다. 플래니가 겨냥하는 문제는 명확하다. 기업과 공공기관은 홈페이지에 많은 정보를 올려두지만, 사용자는 원하는 내용을 찾기 어렵다. 기존 챗봇은 정보가 바뀔 때마다 답변과 시나리오를 다시 수정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플랜아이는 이 과정을 홈페이지와 AI 대화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는 방식으로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신상훈 플랜아이 책임은 플래니의 장점을 비용과 운영 부담 절감에서 찾았다.

플랜아이는 초기 도입 과정에서는 세팅과 가이드를 지원하지만, 이후에는 고객사가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신 책임은 운영 방식과 데이터 접근 원칙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했다.
“초기 세팅과 온보딩은 저희가 100% 지원합니다. 다만 한 번 설치하고 나면 이후에는 간단하게 설정 버튼만 누르는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UX와 UI를 단순하게 만들었습니다. 홈페이지가 바뀌면 자동으로 정보를 가져와 업데이트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별도의 관리를 크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고객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저희가 접근하지 않고, 고객이 직접 연동하고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원하면 원격으로 지원할 수는 있지만, 기본 데이터는 고객이 관리합니다.”
에이전트 스테이션, 코엑스에 등장한 ‘AI 신당’

전시장 한쪽에서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AI 체험 공간도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에이전트 스테이션이 마련한 ‘AI 신당’ 부스다. 피지컬 AI와 GPU 인프라, 기업용 문서 자동화 솔루션이 나란히 배치된 전시장 안에서 신당 콘셉트의 체험 공간은 눈에 띄는 장면이었다. 기술 시연보다 ‘AI와 관계를 맺는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도 다른 부스들과 결이 달랐다.
에이전트 스테이션은 이번 AI 엑스포에서 모바일 앱 ‘만신(Manshin)’을 통해 AI 무당 ‘연아’를 처음 공개했다. 관람객은 현장에서 앱을 실행한 뒤 실시간 음성으로 운세 상담을 체험할 수 있다. 먼저 AI 매니저 ‘은서’가 이용자를 안내하고, 이후 디지털 신내림을 받은 콘셉트의 AI 무당 ‘연아’가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표면적으로는 운세 상담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기술적으로는 캐릭터형 AI 에이전트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단순히 텍스트로 질문을 주고받는 챗봇이 아니라, 음성으로 반응하고, 이전 대화 맥락을 기억하며, 특정 페르소나를 유지한 채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에이전트 스테이션은 이를 사람과 AI가 관계를 맺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설명한다.

현장에서는 엔비디아 DGX B200 기반 AI 인프라도 함께 소개됐다. 관람객은 컴퓨팅 인프라에서 에이전트 플랫폼, 실제 소비자 서비스인 만신까지 이어지는 AI 풀스택 구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에이전트 스테이션은 올해 엔비디아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인셉션(Inception)’ 멤버로도 선정됐다.
박상원 에이전트 스테이션 CPO는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하나의 캐릭터와 존재감으로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연아와 은서는 AI 에이전트 시대를 보여주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슬AI, AI 경쟁의 병목이 된 GPU 인프라 해법 제시

AI가 산업 현장으로 확산될수록 인프라 문제는 더 커진다. 생성형 AI, 멀티모달 AI, 피지컬 AI, LLM 추론은 모두 막대한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한다.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은 빠르게 실험을 반복해야 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은 응답 속도와 비용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베슬AI는 이번 전시에서 GPU 클라우드 플랫폼 ‘베슬 클라우드’를 통해 이 문제를 겨냥했다.
베슬AI가 내세운 키워드는 ‘네오클라우드’다.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GPU 전용 클라우드를 뜻하는 개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존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베슬AI는 복수 리전에 GPU 인프라를 확보해 기업과 연구기관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만큼 연산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부스에서는 연구 환경을 빠르게 구성하는 워크스페이스, 파인튜닝과 평가를 반복 실행하는 CLI 도구, 여러 학습 작업을 실행하고 완료 후 자동 종료하는 배치 잡 기능이 시연됐다. 또 멀티모달 AI, 피지컬 AI, LLM 추론을 주제로 한 미니 세미나도 운영됐다. 베슬AI가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AI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모델만큼 중요한 것은 GPU를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확보하느냐다. AI의 실행력을 뒷받침하는 기반 경쟁이 인프라 영역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AI 엑스포 2026 현장에서 확인된 흐름은 하나로 모인다. AI는 이제 단순한 데모나 모델 성능 경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마음AI는 현실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 전환을 강조했고, 인텔리빅스는 안전 현장을 순찰하고 보고하는 로봇과 관제 플랫폼을 제시했다. KB금융은 시니어 돌봄 영역에서 피지컬 AI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한국딥러닝은 문서 이해를 업무 실행으로 연결하는 AI 에이전트를, 플랜아이는 웹사이트와 고객 응대 현장에 적용 가능한 대화형 AI를 선보였다. 에이전트 스테이션은 캐릭터와 음성, 기억을 결합한 AI 에이전트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고, 베슬AI는 이 모든 확산을 뒷받침할 GPU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시했다.
올해 AI 엑스포가 던진 질문은 ‘AI가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었다. AI가 어떤 업무를 대신 처리하고, 어떤 현장에서 판단하며, 어떤 방식으로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어떤 인프라 위에서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가가 핵심이었다. 결국 AI 경쟁의 다음 축은 모델 자체보다 현장 실행력에 가까워지고 있다. 생성형 AI 이후의 시장은 답변을 잘하는 AI보다, 실제 산업과 일상 속에서 움직이고 결과를 만드는 AI를 요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