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 시작했지만…“편법 농지 거래 단속 한계” 전문가들 지적

김선국 2026. 5. 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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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달부터 전국적으로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하면서 불법 임대차와 위장 자경 등 농지 이용 실태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선다.

농지 투기 차단과 실제 경작 여부 확인이 조사 목적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미 계약서 없는 임대차와 형식적인 자경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만큼 단속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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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농지 임대차 시장 현황분석’ 간담회
“합법 임대시장으로 끌어내야”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정부가 이달부터 전국적으로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하면서 불법 임대차와 위장 자경 등 농지 이용 실태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선다. 농지 투기 차단과 실제 경작 여부 확인이 조사 목적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미 계약서 없는 임대차와 형식적인 자경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만큼 단속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8일 국회입법조사처 산업자원농수산팀은 ‘농지 임대차 시장 현황분석 및 개선과제’를 주제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농지 임대차 구조와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당정협의를 통해 이달부터 2년에 걸쳐 전국 농지 195만4000ha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는 수도권, 외국인 및 농업법인 소유 농지,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을 중심으로 실제 경작 여부와 불법 임대차 실태를 집중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간담회 발제를 맡은 채광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농지 임대차 시장의 양극화 심화를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농지 임차면적 지니계수는 2000년 0.54에서 2020년 0.66까지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되는데, 일부 대규모 농가로 임차 농지가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채 연구위원은 “중소규모 농가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기존 대농들의 ‘덩치 키우기’만 이어지고 있다”며 “새로운 농가가 임대차 시장에 진입해 성장할 통로가 사실상 막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고령 농업인과 도시 거주 비농업인들이 직불금 수령이나 ‘8년 자경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계약서 미작성, 위장 자경, 사적 네트워크를 통한 거래 등 음성적인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제도상 ‘직접 농사를 지은 것으로 인정받아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현실과 괴리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채 연구위원은 “규제와 단속만으로는 현실 개선에 한계가 명확하다”며 “농지은행 장기 임대 시 자경 의무를 인정하는 방식 등 지주들이 합법 시장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입법조사처 내부에서도 현실적 접근 필요성이 제기됐다. 유제범 입법조사관은 “농촌 현장의 불법 임대차 상당수는 고령농 생계와 청년·전업농의 현실적 필요가 결합된 구조적 문제”라며 “무허가 축사 양성화 사례처럼 일정 기간 계도와 지원 체계를 함께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지 전수조사와 처분명령 강화를 담은 농지법 개정안이 7일 국회를 통과하며 정부는 농지 투기 단속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개정안에는 농지법 위반 농지에 대해 지방정부가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농식품부 장관이 직접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는 ‘직접 처분명령권’ 신설과 불법 임대차 신고포상금 도입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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