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첫 공식 ‘서브2’ 뒤에 숨은 과학…아디다스 슈퍼슈는 스프링 슈즈?

마라톤의 상징적 한계였던 ‘2시간의 벽’이 공식 대회에서 처음 무너졌다. 디애슬레틱은 7일 “이번 기록은 단순히 한 선수의 능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훈련과 체력, 레이스 운영, 그리고 신발 기술이 결합한 현대 스포츠 과학의 결과물에 가깝다”며 과정을 분석했다.
세바스티안 사웨는 지난 4월 런던 마라톤에서 1시간59분30초를 기록하며 인류 최초로 공식 마라톤 대회 ‘서브2’를 달성했다. 종전 세계기록이었던 켈빈 킵툼의 2시간00분35초를 65초 앞당긴 기록이다. 같은 대회에서 요미프 케젤차도 2시간 이내로 들어왔고, 여자부에서는 티그스트 아세파가 세계기록을 다시 썼다.
세 선수의 공통점은 하나였다. 모두 아디다스의 최신 레이싱화 프로 에보 3를 착용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이번 런던 마라톤을 두고 “슈퍼슈 기술 경쟁이 기록 혁신의 중심으로 다시 이동한 상징적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아디다스가 프로 에보 3 개발에 착수한 것은 약 3년 전이다. 목표는 명확했다. 더 가볍고, 더 높은 에너지 반환 효율을 가진 신발을 만드는 것이었다. 전작보다 무게를 100g 이하로 줄였고 실제로 이를 구현했다. 신발 무게 감소는 단순한 경량화가 아니다. 운동생리학적으로 발끝에 가까운 질량이 줄어들수록 에너지 소비 감소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난다.

아디다스 내부 테스트에 따르면 프로 에보 3는 전작보다 약 1.6% 러닝 효율이 개선됐다. 엘리트 마라톤에서는 1% 차이만으로도 기록이 수십 초 단축될 수 있다.
핵심 변화는 탄소 구조물 배치다. 기존 슈퍼슈는 발바닥 중앙에 탄소판을 넣었지만, 프로 에보 3는 이를 외곽으로 옮겼다. 그 결과 중앙 공간에 더 많은 폼을 넣을 수 있었다.
최근 스포츠 과학계에서는 슈퍼슈 성능의 핵심이 탄소판 자체보다 폼의 압축과 복원 능력에 있다는 분석이 많다. 폼은 체중이 실리면 압축되고,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면서 반발력을 만든다. 얼마나 많이 눌리고 얼마나 빠르게 복원되느냐가 성능을 좌우한다.
아디다스는 이번 모델에서 폼의 화학 구조를 새롭게 설계했다. 폼 무게는 절반 가까이 줄였고, 전족부 에너지 반환률은 11% 높였다. 무게를 줄이면서 추진력은 더 키운 것이다.
현재 세계육상연맹 규정상 레이싱화 밑창 두께는 최대 40㎜다. 더 두껍게 만드는 방식은 불가능하다. 기술 경쟁의 핵심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되돌려주느냐로 바뀌었다.
프로 에보 3는 이 한계 안에서 가장 효율적인 구조를 구현한 사례로 평가된다. 부드러운 폼은 더 큰 압축을 가능하게 하고, 외곽 탄소 구조물은 이를 안정적으로 지지한다. 구조적으로 스프링과 유사하다. 더 눌리고 더 강하게 튀어오른다.
후반부 설계도 특징이다. 마라톤 후반에는 피로로 착지 패턴이 무너지고 에너지 손실이 커진다. 아디다스는 뒤꿈치 착지 패드를 따로 설계했고, 앞부분 탄소 구조물도 일부를 폼으로 남겨 마지막 추진 단계의 반발력을 높였다.
사웨의 레이스 운영은 이 설계와 맞아떨어졌다. 그는 30㎞ 지점부터 속도를 끌어올렸고 마지막 10㎞에서 오히려 페이스를 높였다. 일반적으로 후반부 속도가 떨어지는 마라톤 특성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패턴이다.
디애슬레틱도 마지막 두 차례 5㎞ 구간을 모두 14분 이내로 통과한 점을 두고 “슈퍼슈의 후반 효율 유지 능력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한계도 있다. 프로 에보 3의 가격은 약 500달러 수준이고 내구성도 짧다. 아디다스도 몇 차례 레이스용으로 설계됐다고 인정했다. 기록 경신에 특화된 장비라는 의미다.
현대 마라톤은 더 이상 체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훈련량, 영양 전략, 페이스 조절, 기후 환경, 그리고 장비 기술이 함께 기록을 만든다.
2019년 엘리우드 킵초게가 나이키의 알파플라이를 신고 비공식 환경에서 2시간 벽을 넘었다면, 이번에는 아디다스가 공식 대회에서 그 벽을 깼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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