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등 장특공제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장특공제의 실제 적용과 관련해 올해 선고된 대법원 판결(2026.1.15. 선고 2025두34935 판결)을 살펴보면, 우리 법이 현재에도 얼마나 엄격하게 실거주 요건을 따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원고는 장애인인 아버지가 40년 넘게 보유하고 37년이나 거주한 주택에서 30년 이상을 함께 살았습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2013년 8월 해당 주택을 상속받았고, 이후 약 8년 더 보유하다가 2021년 11월에 매도했습니다. 그는 고령의 아버지가 해당 주택에서 더 이상 거주할 수 없게 되자 돌아가시기 3년 전 거처를 옮겼고, 해당 주택이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주택을 매도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원고가 상속받은 시점을 기준으로 볼 때 거주한 기간은 1개월 정도였습니다. 원고는 상속개시 전 동일세대원으로 거주한 기간을 감안해 장특공제의 적용을 받는 양도소득세를 신고했지만, 종로세무서장은 원고가 장특공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공제율을 부인한 양도소득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대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전부기각했는데 이유는 이렇습니다.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으로 인한 강제 매도 가능성이나 고령의 부모 봉양을 위한 일시적 주거이전 등 개인적인 사정이 있더라도, 이를 근거로 세법상 거주 요건을 완화하거나 확장해석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법 개정(2020년 8월)을 통해 '거주 기간' 요건을 세분화하고 강화한 취지는, 1주택 특례 혜택을 투기수요가 아니라 실제 거주자에게 집중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납세자가 기대한 기존 공제 혜택(보유만으로 80% 공제)이 줄어들더라도, 원고의 신뢰를 소급적으로 해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장특공제는 거주자가 주택을 양도할 때 적용되는 것으로, 양도 당시 소유자로서 실질적인 거주 요건을 충족했는지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법문에 의해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즉 상속으로 인한 소유권 취득 이후 거주 기간이 법령이 정한 기준(2년 이상)에 미치지 못한다면 높은 공제율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시한 것입니다.
현행 법제 아래에서도 장특공제는 충분히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회에 제출된 일각의 개정안을 보면, 15년 보유 시 최대 30%를 공제하던 기본 항목을 전면 폐지하고, 1세대 1주택자의 80% 공제 혜택에서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율 40%를 모두 삭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개정안의 논리는 '살지도 않는 집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투기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프레임입니다. 하지만 개정안은 주택이 가진 자산으로서의 본질과 우리 사회의 복잡한 삶의 형태를 무시하고 있어 아래 내용을 포함, 충분한 숙의를 거쳐야 합니다.
따라서 현행법과 판례만으로도 충분히 엄격합니다. 대법원 사례에서 보듯, 이미 우리 세법은 30년을 함께 산 자녀에게조차 '소유권 취득 후 2년 거주'라는 잣대로 공제 혜택을 박탈합니다. 투기를 잡기 위한 그물망은 이미 촘촘하게 작동하고 있는데, 여기서 '보유 공제'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은 과도합니다.
장특공제의 본래 취지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부풀려진 '가짜 수익'을 걷어내고 실질 수익에만 세금을 매기는 것입니다. 이를 외면하고 수십 년간 집을 지켜온 중산층에게 물가 상승분까지 모두 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것은, 실질적인 소득에 걸맞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공정과세 원칙을 저버리는 일입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시장을 고사시키는 '동결 효과(lock-in effect)'를 초래합니다. 혜택이 사라지면 집주인은 집을 파는 대신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매물이 잠기면 공급이 줄어 집값은 오히려 오르고,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만 끊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입니다.
법 적용은 납세자의 피치 못할 사정도 품어주지 못할 만큼 엄격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유'라는 단어를 세법에서 아예 지워버리겠다는 발상은 성실하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일궈온 시민과 중산층을 징벌하자는 말과 같습니다. 국가는 인플레이션으로부터 개인의 자산을 보호하고 원활한 주거 이동을 보장해야 합니다. 징벌적 과세로 시장을 이기려 할 때, 그 대가는 결국 정직하게 집 한 채를 지켜온 우리 이웃의 몫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선규 법무법인 조율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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