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심각한 인재유출 막을 성과보상 관철하겠다”

이재 기자 2026. 5. 8.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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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훈 기자

"현재 노조 집행부는 4명입니다. 신생노조에 가깝고 조직이 확대한 것도 6개월여밖에 안 돼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교섭을 마무리하면 방향을 고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요구는 노조가 아니라 기업에 요구하는 것이 먼저이지 않습니까?"

논란의 한복판에 선 최승호(35·사진)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2024년 7월 초기업노조 활동을 시작한 최 위원장은 현재 조합원 7만4천명이 가입한 대형노조 위원장이 됐다. 노조를 설립한 지 2년 만이다. 가파른 상승세를 탄 것은 지난해 연말부터로, 지난해 9월까지는 6천명가량을 유지했다.

가파르게 규모가 성장하면서 주목을 받자 다양한 요구와 비판에 직면했다. 삼성전자 내에서도 반도체부문 조합원 이해에 쏠린 교섭을 하고, 사회적 연대에 무관심하다는 지적을 넘어 지나치게 과도한 성과급을 요구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비난까지 나왔다. <매일노동뉴스>가 6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일원에서 최 위원장을 만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DS·DX부문 갈등? "소통 강화하겠다"

- 최근 조합원이 줄고, 일부 노조가 공동교섭단을 이탈했다.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조합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발생한 영향으로 본다. 교섭 시작 당시 교섭요구는 함께 논의한 것이다. DX부문(완제품부문) 등의 재원은 내년 교섭의제로 논의했다. 지금은 영업이익이 커 지급 논의를 당기자는 요구들이 있다. 위원장(최 위원장 본인)이 DS부문(반도체부문)이다 보니 DX부문과 소통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사내게시판도 분리돼 있다. DX부문도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교섭 내에서 (마련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삼성전자지부는 삼성전자의 노조다. DS부문으로 분리되길 바라지 않는다. 절충점을 고민하고 있다. 다만 사용자쪽의 태도가 아쉽다. 현재는 아니지만 교섭 초기 인상률 등에서 두 부문에 차이를 뒀다. DS와 DX부문에 인상률을 따로 가져가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부당노동행위라고 생각한다."

- 조합원 감소에 또 다른 영향이 있다고 보는가.
"최근 체크오프를 시행했다. 동의 여부에 따라 조합원 이탈에 영향을 줬다. 파업의 동력이 살아 있는 지금이 체크오프를 실시할 수 있는 시기라고 봤다. 교섭이 잘 되면 (조합원들이) 내년에 굳이 체크오프에 동의할 유인이 줄어들 수도 있다. 현재 파업을 목전에 두고 있어 참여율 확인 등을 고려해도 체크오프를 시행하는 것이 맞다. 다만 원치 않는 조합원도 있을 수 있어 4개월 정도 유예기간을 뒀다. 최근 확인한 결과 4만2천명가량이 체크오프에 동의했다."

- 하청이나 협력사와 연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그런 지적도 많이 듣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지부는 삼성전자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조다.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삼성전자 내부의 잘못된 규정을 개선하는 것이 먼저다. 현재 삼성전자의 성과보상 제도 탓에 인재유출이 심각하다. 최근 4개월간 200명가량이 (다른 회사로) 이탈한 것으로 지부가 확인했는데 사용자쪽이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직자가 더 많을 것으로 전망한다. SK하이닉스 채용공고가 올라오면 많은 수의 삼성전자 노동자가 지원한다. 최근 3년간 퇴사자 비율이 10%에 달한 것으로 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으로의 이직도 많다. 링크드인 같은 플랫폼에 명함을 올려두면 다양한 곳에서 연락이 온다. 이직은 단순히 결원이 생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술유출 우려도 이어진다. 과거 HBM4 D1C 모듈별로 1명씩 무려 7명이 이직하기도 했다. 그 자체로 사실상의 직무기술이 이식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성과보상을 우선해서, 당면한 요구를 관철하려 하는 것이다. 게다가 전임 활동자가 많지 않아 사실 여러 요구에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
▲ 정기훈 기자

"6개월 만에 급성장, 다양한 요구 챙길 여력 없다"

- 전임 활동가가 많지 않다고 했는데, 집행부 규모가 작은가.
"4명이다. 위원장과 부위원장, 사무국장 그리고 정보국장이 전부다. 2년마다 단체협약을 하는데 2년 전에 삼성전자지부는 소수노조여서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한도를 많이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5천200시간이어서 전임자는 2명에 불과했다. 현재는 1만2천시간 정도라 집행부 4명이 각각 2천시간으로 전임을 하고 있고, 나머지 시간은 스태프로 일부 파트타임 업무를 한다. 당면한 과제를 해결할 여력도 빠듯한데 다른 쟁점까지 챙기기 버겁다. 어느 순간 삼성전자 노조가 언론에 회자되다 보니 바깥에서는 이런 노조의 내부 사정을 잘 모른다. 사실상 6개월밖에 안 된 신생노조이고 집행부도 올해 들어 겨우 4명이 됐다. 여러 요구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 그리고 협력사와 하청 노조 등에 대한 역할과 기대도 지부가 아니라 삼성전자에 요구하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 지나친 성과급 요구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앞서 말했듯 인재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동기부여도 잘 되지 않는 형편이다. 잠시 옛날 이야기를 하자면, 삼성전자는 총보상 우위 정책을 갖고 있었다. 무노조 경영을 뒷받침한 것이기도 하다. 경쟁사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한 보상을 한다는 것이다. 그게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자부심이기도 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적자를 경험했고, 이 과정에서 총보상 우위 정책이 무너졌다. 사용자쪽은 업계 정상을 탈환하면 다시 그 정책대로 보상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SK하이닉스를 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맞춰가는 데 급급한 상황이다. 그 근거가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다. 노조는 그 불투명성을 걷고 상한을 없애자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노사의 신뢰가 결부된 이야기다. 최근 성균관대 반도체계약학과 학생을 만났더니 계약학과임에도 삼성전자를 포기하고 SK하이닉스를 가겠다고 하더라. 이게 현실이다. 우리도 자발적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임금을 받고 노동을 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보상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규정을 개선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 삼성전자의 근무환경은 어떤가.
"주 52시간 근무제(연장근로 12시간 포함)를 아주 타이트하게 지키면서 자발적인 노동을 요구한다. 생산관리업에서 원칙적인 주 40시간 근무를 초과해 52시간에 달할수록 보상을 높이는 구조다. 연구개발직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한 일화가 있다. 과거에 HBM(고대역폭 메모리) 성공을 위해 연구개발 노력을 했고, 그 노력 끝에 HBM 성과를 냈는데 팀을 해체했다. 그리고 고생했다며 팀원들에게 호두과자를 선물했다. 회자가 많이 되는 일화다. 이런 식으로 보상을 하다 보니 사용자를 믿지 못하는 노동자가 많다. SK하이닉스가 선도한 보상 방안을 삼성전자가 못할 게 아니다. 성과급이 과도하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한국 1위가 아니라 전 세계 1위다. 그리고 그 영업이익 중 15%다. 그렇게 해도 85%의 영업이익이 사용자의 몫이다."

"배당 정책은 기업 방침, 노동자 요구와 무관"

- 주주를 중심으로 노동자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주주 환원이 필요하다면 앞서 밝힌 85%의 이익 가운데 요구할 수 있다. 주주의 입장도 이해한다. 주식을 구매해 자산을 늘리고 배당금을 받으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 주주가 삼성전자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까 자산가치와 배당에 초점을 맞추는 것 아니겠나. 그런데 노동자도 노동을 했으니까 받을 수 있는 대가를 요구하고, 성과를 충분히 냈으니 그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해가 다르지 않다. 게다가 사용자쪽은 주당 8천원 배당에 대해선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배당을 막은 곳은) 노조가 아니다. 노조의 성과급 요구에 따라 주주의 이익 환원이 어려운 게 아니라 기업 방침이 그렇다. 오히려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개선하면 조합원이 주식으로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주주와 이익이 같다. 같은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서로 힐난할 이유가 없다."

- 여러 논란으로 파업 동력에 영향이 있진 않은지.
"없다. 현재 파업 참여 독려를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 중인데 사번까지 입력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이 2만9천명을 넘었다. 5만명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겠지만,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에 따른 권리다. 우리도 임금을 포기하면서 요구하는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퇴직자 성과급 소송에서 OPI는 우연한 외부요인으로 발생해 노동자 개개인의 성과가 반영된 게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러면 파업에 따른 영향도 없어야 정상 아닌가. 파업을 문제 삼는 것은 결국 개인의 성과가 경영성과에도 반영된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보상을 하는 게 맞다. 현재의 성과를 사용자가 모두 독식하는 것은 옳지 않다."

- 파업 전 교섭 재개 여지는 없는지.
"사용자쪽의 사과가 필요하다. 초기업노조의 활동과 관련해 삼성전자 내·외부로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다며 일방적인 입장을 전달한 게 많다. 이런 것에 대해 노조에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교섭을 재개할 수 있다. 결국 노조를 인정하라는 의미다."

한편 7일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은 "임금협약 교섭 과정에서 미래 경쟁력과 사업 운영 여건을 고려해 노조와 상호 이해 폭을 넓히고자 했으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받아들인다"며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사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 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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