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챙겨드리고 싶지만…" 고물가에 반토막 난 한끼

김세영 기자 2026. 5.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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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9시30분경 대전 동구 벧엘의집 급식소.

권영준 벧엘의집 목사는 "사실상 하루 7200원으로 세 끼를 해결해야 한다"며 "성인은 식사량 자체가 많고 한 끼 의존도가 아동에 비해 큰데 급식 지원 단가는 배 이상 낮다"고 씁쓸히 말했다.

같은 날 오후 12시경 방문한 대전 B 노인복지시설의 무료급식소 역시 한 끼 4000원이라는 빠듯한 급량비 속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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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급식 지원 '이중고']
[르포] 대전 벧엘의 집 급식소
치솟는 식자재값에 현장 부담 커
식단 구성 난항… 지원 확대 시급
박주환(72)씨가 벧엘의 집 도시락 배달을 건네 받고 있다. 사진=오민지 기자

[충청투데이 김세영·오민지 기자] 7일 오전 9시30분경 대전 동구 벧엘의집 급식소.

급식소 주방은 오전부터 분주한 열기로 가득했다.

직원들이 연신 이마의 땀을 훔치며 70인분이 넘는 도시락을 쉼 없이 포장하고 있었다.

모두 인근 쪽방촌 주민들에게 전달될 도시락이었다.

원용철 벧엘의집 목사는 "일주일에 한 번 주민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한다"며 "성인 기준 하루이틀치 양이라 매일 챙겨 드리고 싶지만 1인당 식대가 5500원으로 정해져 있어 아쉬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사정은 벧엘의집 내 노숙인복지시설 무료급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숙인복지시설 급량비는 한 끼 기준 3600원.

대전시로부터 점심, 저녁 두 끼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받고 나머지 아침 한 끼는 자체 부담으로 운영하고 있다.

권영준 벧엘의집 목사는 "사실상 하루 7200원으로 세 끼를 해결해야 한다"며 "성인은 식사량 자체가 많고 한 끼 의존도가 아동에 비해 큰데 급식 지원 단가는 배 이상 낮다"고 씁쓸히 말했다.
벧엘의 집이 쪽방촌 주민에게 제공하는 도시락. 사진=오민지 기자

현장의 고민은 단순히 음식 양만이 아니다.

치솟는 식자재 가격 탓에 반찬의 종류와 질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점점 버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벧엘의 집 영양사 A 씨는 "식자재값이 너무 오르다 보니 예산 안에서 식단을 구성하는게 쉽지 않다"며 "그나마 후원으로 들어오는 쌀이나 채소, 양념류가 있어서 버티고 있지만, 언제까지 도시락 배달을 이어가고, 질 좋은 식단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장의 부담이 커질수록 무료급식에 의존하는 취약계층의 한 끼도 더욱 절실해지고 있었다.

치솟은 물가로 외부에서 식사를 해결하기 어려워진 이들에게 도시락과 무료급식 한 끼는 생존이 달린 문제가 돼서다.

쪽방촌에 거주하는 박주환(72)씨는 "밖에서 한 끼 사먹으려면 엄두가 안 나는 물가라 이렇게 챙겨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며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워 도시락 한 번 받으면 최대한 아껴 2~3일 먹으려고 노력한다. 도시락이 떨어지면 무료급식소를 돌아다니며 해결해야 된다"고 말했다.
4000원으로 제공되는 무료급식소 점심식사.

같은 날 오후 12시경 방문한 대전 B 노인복지시설의 무료급식소 역시 한 끼 4000원이라는 빠듯한 급량비 속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B 노인복지시설 영양사 C 씨는 "물가가 오를수록 가장 힘든 게 식단 구성이다"며 "무료급식이어도 최대한 좋은 음식을 대접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큰데, 여건이 안 되니 안타까울 때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어르신들이 찾아와서 매일 '고맙다, 여기 오기만 기다린다'고 말씀해 주신다"며 "아동만큼은 아니어도 현실적으로 식단을 구성하기 어려움이 없게끔 지원이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

오민지 기자 omj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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