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친정 만류에도 코스피行…장미빛 미래 있을까

김동주 기자 2026. 5.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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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 약화 가능성…대형주 경쟁 부담
“바이오 산업 성장 상징” vs “코스닥 공동화 가속” 시각 교차
알테오젠 사옥 전경./알테오젠 제공

| 서울=한스경제 김동주 기자 | 코스닥 시장 대표적인 '대장주' 알테오젠의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을 둘러싸고 시장 안팎의 논쟁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협회가 공개적으로 이전상장 재고를 요청하고 나선 가운데 업계에서는 "코스닥 대표 기업 이탈이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스닥협회는 최근 알테오젠 측에 코스피 이전상장을 재고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협회는 공문에서 알테오젠이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뒤 글로벌 기술수출과 연구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기술성장기업의 대표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공문 내용을 살펴보면 협회는 "코스닥 대표기업의 이전은 시장 전반의 투자 매력도와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며 "알테오젠 같은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혁신 생태계가 구축된 만큼 신중한 접근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최근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협회는 "코스닥 디스카운트 완화와 신규 자금 유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코스닥 내에서 구축한 기업 위상과 상징성을 유지하는 것이 향후 글로벌 경쟁력 강화 과정에서도 의미 있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알테오젠 "이전상장 계획 변함없다"

알테오젠은 협회 요청과 상관없이 기존 계획대로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이미 지난해 코스피 이전상장을 결정했으며 주주총회를 통해 관련 안건을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알테오젠이 이르면 다음 달 한국거래소에 이전상장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을 두고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우선 이전상장에 긍정적인 시각에서는 MSCI 편입 가능성과 외국인 수급 확대, 기관 자금 유입 등 자본시장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반면 코스닥 대표 바이오 기업의 이탈이 시장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로 셀트리온, 네이버 등 과거 코스닥을 대표했던 기업들이 코스피로 이동하면서 코스닥 시장의 존재감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바이오 기업 특유의 실적 변동성과 연구개발 중심 사업 구조가 코스피 시장과 완전히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코스피 시장은 제조업 기반의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선호하는 반면 바이오 기업은 임상 결과와 기술수출 여부에 따라 기업가치 변동성이 큰 편이다.

정맥주사(IV) 제형 약물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플랫폼 기술 ALT-B4을 기반으로 하는 알테오젠이 굳이 코스피 이전 상장을 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스닥150 지수 제외에 따른 패시브 자금 이탈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알테오젠이 코스피로 이전할 경우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의 기계적 매도가 발생할 수 있지만 코스피200 편입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편입 여부 역시 확정적이지 않은 만큼 일시적인 수급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6일 종가 기준 알테오젠의 시가총액 규모는 코스닥 3위지만, 코스피에서는 약 50위 수준에 해당한다. 코스닥에서는 '대장주'로서 높은 희소성과 시장 지배력을 가졌지만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초대형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만큼 상대적 존재감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코스닥 떠나면 시장 위축" vs "바이오 산업 성장 상징"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김현욱 현앤파트너스 대표는 "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주가와 수급 문제"라며 "MSCI 편입이나 외국인 자금 유입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테오젠은 코스닥 시장에서 성장한 대표 기업인 만큼 코스닥 시장에 맞는 경영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며 "회사가 커졌다면 시장과 후배 기업들에 대한 일정 부분의 사명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알테오젠마저 코스닥을 떠난다면 향후 어떤 기업이 코스닥에 남으려 하겠느냐"며 "장기적으로 코스닥이 '제2의 코넥스'처럼 위상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코스피는 상징성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시장인 반면, 코스닥은 미래 혁신성과 기술 가치를 평가하는 시장"이라며 "알테오젠과 같은 기술 기반 바이오 기업은 코스닥에 남아 성공적인 혁신 모델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기업 규모가 커지면 반드시 코스피로 이전해야 한다는 인식은 적절하지 않다"며 "미국의 나스닥처럼 혁신 기술기업 중심 시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알테오젠 같은 기술주는 코스닥에 남아 시장 정체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을 국내 바이오 산업 성장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알테오젠은 단순한 기술주를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바이오 산업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이번 이전상장은 바이오 기업도 대형 산업군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셀트리온의 사례와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며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은 국내 바이오 산업이 한 단계 성장하고 있다는 상징적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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