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눈빛과 리듬이 얽히는 소통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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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소통이 문제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사람과 국경·언어·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통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와 인공지능 시대에 오히려 소통 부재의 문제는 심각해진다.
어쩌면 상식일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현대심리학의 흥미로운 실험 연구 결과들과 레프 비고츠키와 대니얼 스턴 같은 학자들의 통찰이 더해지며 소통이란 주제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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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소통이 문제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사람과 국경·언어·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통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와 인공지능 시대에 오히려 소통 부재의 문제는 심각해진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말하지 않고 말하기’에서 이런 신기술들로 정말 의미 있는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지 묻는다. 그에게 인간의 소통은 단지 말로 전해지는 메시지만이 아니라 접촉, 눈 맞춤, 정서 조율 같은 비언어적 방식으로 “말하기 전에 말해”지기에 그렇다. 어쩌면 상식일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현대심리학의 흥미로운 실험 연구 결과들과 레프 비고츠키와 대니얼 스턴 같은 학자들의 통찰이 더해지며 소통이란 주제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같은 베스트셀러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김정운은 이 책에선 독일에서 비고츠키의 의사소통이론을 문화 현상 전반으로 확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로서의 ‘본업’을 보여준다.
김정운은 소통을 단순히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을 넘어 인간 존재의 조건으로 재정의한다. 궁극적인 소통이란 두 사람이 서로의 몸과 눈빛과 리듬이 얽혀 의미를 공동으로 구성하며 ‘상호주관적 세계’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자칫 어려워질 수 있는 내용이지만 인기 강사인 김정운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흥미로운 사례들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다만, 챗지피티로 만든 캐릭터와 사랑에 빠져 결혼식까지 올린 일본 여성처럼 인간과는 해보지 못한 진정한 소통을 인공지능과 경험하는 사람이 줄 잇는 현상은 어떻게 봐야 하는지, 새롭게 주목받는 ‘비인간’ 담론에 대한 논의도 함께 다뤘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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