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지금] 고기 대신 콩 섭취 확대 권고…축산농 강한 반발

관리자 2026. 5.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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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네덜란드에서는 4월초 개정된 국가 영양 가이드 '스카이프 판 파이프(Schijf van Vijf)'가 뜨거운 감자다.

10년 만에 바뀐 가이드는 지속가능성을 이유로 고기와 치즈 섭취 권장량을 줄이고 콩류와 식물성 단백질 비중을 높였는데, 여기서 논란이 터졌다.

네덜란드가 세계적인 축산·낙농 강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국 대표 생산물의 소비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국가 영양 가이드에 농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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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지금] (20) 네덜란드 국가 영양 가이드 ‘뜨거운 감자’
질소 배출 규제로 시작된 갈등
축사 넘어 식탁 기준으로 확산
농가 장기적 수익 악화 불가피
클립아트코리아

요즘 네덜란드에서는 4월초 개정된 국가 영양 가이드 ‘스카이프 판 파이프(Schijf van Vijf)’가 뜨거운 감자다. 10년 만에 바뀐 가이드는 지속가능성을 이유로 고기와 치즈 섭취 권장량을 줄이고 콩류와 식물성 단백질 비중을 높였는데, 여기서 논란이 터졌다. 특히 농업계 반발이 거세다. 네덜란드 농민 연합의 한축인 ‘LTO Noord’는 이번 개정이 국민 건강을 내세워 본래 정치적으로 다뤄져야 할 지속가능성과 기후 기준을 식생활에 밀어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번 개정에서 바뀐 수치는 꽤 크다. 육류 권고량은 주당 최대 500g에서 300g으로 줄었고, 그 안에서도 적색육은 최대 100g으로 제한됐다. 치즈 권고량도 하루 40g에서 20g으로 반이나 줄었다. 반면 콩류와 두부, 템페 같은 식물성 단백질은 주당 120∼180g에서 250g으로 대폭 늘었다. 네덜란드가 세계적인 축산·낙농 강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국 대표 생산물의 소비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국가 영양 가이드에 농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네덜란드 정부와 관련 기관이 이런 방향을 택한 데도 이유는 있다. 축산업 밀도가 높은 네덜란드는 분뇨와 비료 사용에서 나오는 암모니아가 많아 오래전부터 질소문제를 안고 있었다. 특히 질소가 자연보호구역에 쌓이면서 생태계를 훼손하는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네덜란드 법은 2030년까지 질소에 특히 약한 자연보호구역의 절반 이상이 이런 과부하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목표 달성이 지지부진하자 결국 지난해초 법원은 정부에 이 목표를 지키라고 판결했다. 여기에 유럽연합(EU) 차원의 자연 복원 의무까지 더해지면서 정부와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건강뿐 아니라 환경 부담까지 함께 고려한 기준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새 가이드가 당장 법으로 육류 소비를 막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변화의 출발점은 될 수 있다. 앞으로 나올 정부정책과 공공 식생활 방침, 학교급식, 유통현장에서 가이드가 계속 기준으로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은 여전히 자유롭게 육류를 살 수 있지만, 공공영역과 시장은 가이드의 기준에 맞춰 서서히 움직이게 된다. 농민들이 이번 개정을 단순한 권장사항 정도가 아니라 수요와 이미지,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수익성과 생존 기반까지 건드릴 수 있는 문제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결국 이번 논쟁은 네덜란드 농민들이 늘 겪어온 문제의 연장선에 있다. 질소 규제로 시작된 갈등이 이제는 축사와 밭을 넘어 식탁의 기준으로까지 번진 셈이다. 농민들은 생산 방식뿐 아니라 ‘좋은 음식’의 기준마저 점점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재편되는 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질소 규제로 시작된 갈등이 식탁의 언어로까지 번진 논쟁은, 그 피로가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장면이다.

천민조 네덜란드 ‘보트마스’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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