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잡을 사람’이 없다…육류 소비 느는데 발골·정형사 태부족

김보경 기자 2026. 5.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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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위별 정형 기술 ‘자동화’ 한계
인력 고령화 심화…젊은층 외면
사회 인식 개선·정부 지원 절실
경기 안성에 있는 농협경제지주 축산물위생교육원에서 교육생들이 돼지 지육 해체 실습을 하고 있다. 농협 축산물위생교육원

“칼 들 사람이 없다.”

국내 육류 소비량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지만 육가공 현장 인력난이 심화하면서 관련 산업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다. 발골사 또는 정형사로 불리는 식육처리 전문인력이 충분히 공급되려면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관련 교육체계를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장 인력 60대…젊은층 유입 사실상 끊겨”=업계에 따르면 육가공 과정에서 발골·정선·세절은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고기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단순 절단이나 포장은 기계화·자동화가 진행 중이지만 지육을 부위별로 정교하게 정형하는 기술은 여전히 사람 손에 의존하는 이유다.

마장축산물시장한우협동조합 관계자는 4월28일 경기 성남 한국축산물처리협회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축산물유통단체협의회 대표자 회의’에서 “현장의 핵심 인력은 대부분 60대”라면서 “힘들고 위험하다는 인식에다 인구감소 추세가 더해지면서 육가공 현장에 발을 들이는 젊은 인력이 사실상 끊겼다”고 토로했다.

◆도제식 전수 체계와 교육장 적은 것도 요인=업계 특유의 기술 전수 체계도 인력난에 한몫했다. 업계에 따르면 그간 식육처리 기술은 후배가 선배에게 1∼2년에 걸쳐 도제식으로 전수돼왔다. 1995년 국가기술자격인 식육처리기능사가 도입됐지만 육가공업계에선 해당 인력을 의무 채용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 오랜 경험에서 축적한 노하우가 중요하다보니 자격증 소지자보다는 실무 능력 보유자를 선호했다.

육가공 실무를 배울 수 있는 교육장이 적고 교육 특성상 수강생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본지 취재 결과 전국에서 식육처리 교육을 진행하는 곳은 경기 안성 농협경제지주 축산물위생교육원, 충남 동천안희망직업전문학교, 서울 강서구 미트마스터아카데미 등 10곳이 채 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습하려면 고가의 원물이 필요한데 고용노동부의 국민내일배움카드 같은 국비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않다보니 교육생의 자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사회적 인식 개선하고 교본·교육비 지원됐으면”=전문가들은 교육망 확충과 함께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치호 미트마스터협회장은 “셰프·바리스타처럼 고기 전문가도 ‘미트마스터’와 같은 전문 명칭을 부여해 저평가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일된 교본과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협 축산물위생교육원 관계자는 “축산물 위생·가공 전문 인력양성을 목표로 1994년 개원한 우리 기관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식육종합마스터 과정, 식육처리기능사 자격증 과정, 한돈처리 전문과정, 우지육처리 전문과정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나 교육비에 대한 수강생 부담이 큰 만큼 관련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민정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전략기획부장은 “올해 4억원가량을 투입해 교육 대상자를 종전 특성화고등학교와 대학교 조리학과 학생에서 현직 조리 전문가로도 넓혀 교육비 일부를 지원 중이지만 전문인력의 체계적 양성을 위해선 정부사업으로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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