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만남] 최용덕 섬에어 대표 “섬·지방 잇는 항공망…지역균형 지원해야”
"대형기 중심 공항 개선, 중앙정부 공익노선 제도·정책금융 필요"
![최용덕 섬에어 대표가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우현명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8/552793-3X9zu64/20260508050004159bwub.jpg)
"지방공항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정부 부처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산업 현장까지는 아직 지원책이 내려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국책사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부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발표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용덕 섬에어 대표는 지난달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역 항공망 구축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 활성화와 지역균형발전 구호는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지역 항공 사업자가 활용할 수 있는 정책금융이나 제도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섬에어는 72석 규모 터보프롭 항공기 ATR72-600을 기반으로 지방공항과 섬 지역을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김포-사천 노선을 운항 중이고 향후 울산, 제주, 대마도, 울릉도, 흑산도, 백령도 등으로 노선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지방 노선, 중앙정부 역할 커…공익노선 제도 필요
최 대표는 지자체보다 중앙정부 역할을 더 크게 보고 있다. 그는 "지방 재정이 열악해 지자체가 보조금을 줄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지자체는 공항 접속 버스 시간표 조정 같은 일을 당장 할 수 있고 중앙정부는 공익노선 제도와 정책금융 접근성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울릉도 등 도서지역 주민들에게 항공은 생계유지 수단이자 필수 교통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선진국에는 공익노선 의무(PSO) 제도가 있고 미국은 필수 항공 서비스(EAS) 제도, 일본은 이도 지원법에 따라 지방공항을 연결하는 지역 항공망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도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직접적인 보조금이 아니더라도 정책금융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공망이 구축되면 지방 시민들에게도 편익이 생기는 만큼 충분히 지원을 고려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거인국' 공항, 비효율 초래…선만 다시 그어도 비용 줄어
섬에어가 당장 부딪히는 규제와 비용 문제는 공항 운영 구조다. 최 대표는 국내 공항이 대형기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중소형 항공기의 경우 불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사천이나 울산공항에 들어가면 거인 나라에 들어간 소인 같은 느낌"이라며 "섬에어 비행기는 탑승교가 연결되지 않아 5분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버스를 불러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공항에 그려진 주기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효율도 있다. 섬에어 항공기는 후진이 가능해 자력 출발할 수 있음에도 차량을 통한 기체 이동 비용을 내고 있다. 최 대표는 "항공기가 서는 위치와 방향을 정하는 선만 새로 그려줘도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직각으로 돼 있는 주기 방식을 사선으로 바꾸면 자력으로 나갈 수 있어 항공권 가격도 낮출 수 있고 지자체 보조금 부담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국제선 좌석 수 규제도 해결과제로 꼽았다. 현행 소형항공운송사업자 국제선 좌석 제한이 사업 확장에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최 대표는 "국제선에서 20석에 대한 페널티만 없어도 지방공항에서 손실 보는 부분을 가까운 대마도 같은 노선으로 메울 수 있다"며 "당장 있는 제도를 활용해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유가엔 중형기 효율 강점…SAF 활용 가능성
최 대표는 최근 중동 리스크로 유가 변동성이 커진 점에 대해 섬에어의 기종은 2시간 이내 노선에서 737보다 비용 구조가 낮아 고유가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항공유(SAF) 활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최 대표는 "내년 국토교통부 가이드라인은 국제선에 SAF 1%를 배합하라는 것인데 ATR72-600은 이미 50%까지 섞을 수 있도록 인증이 끝난 항공기"라며 "SAF를 섞어 쓰면 원유 수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흑산공항 보고 사업 구상…지방공항 스포크망 필요
![최용덕 섬에어 대표가 사무실 입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우현명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8/552793-3X9zu64/20260508050005475hubz.jpg)
그는 사천공항 사례에서도 가능성을 봤다. 최 대표는 "사천에 항공편이 없던 시절 지방 시민들이 김포나 인천으로 가는 리무진버스를 타기 위해 사천까지 이동해야 한다는 기사를 봤다"며 "지방공항에서 김포나 인천으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스포크망이 생기면 섬 지역도 다니고 지방공항도 연결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기는 창업을 구체화한 계기가 됐다. 조종사로 취업했지만 운항이 멈추면서 사업 모델을 숫자로 검증하기 시작했다. 그는 "1년 동안 엑셀로 사업 모델을 만들면서 정말 돈이 되는지 스스로 검증해 봤다"며 "지역 간 이동 수요는 계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톨게이트 간 차량 이동 수요 등 공개 데이터를 활용해 도시 간 수요를 봤다"며 "광주-부산, 군산-부산처럼 KTX가 없거나 고속버스가 부족하고 차량으로 4시간 이상 걸리는 구간은 737로는 어렵지만 중형기로는 연결 가능한 지점이 된다"고 말했다.
금융권 경험도 창업 과정에서 도움이 됐다. 벤처캐피털(VC)과 소통할 때 금융 언어를 이해한 점, 항공기 도입 계약을 검토할 때 국제 금융계약 구조를 파악한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항공기 계약서는 절반이 금융 계약서에 가깝다"며 "나머지는 운항과 정비 영역인데 앞서 미국에서 조종 면허를 따온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터보프롭 항공기로 울릉·흑산 겨냥…기단 25대 필요
섬에어가 도입한 ATR72-600은 72석 규모 터보프롭 항공기다. 최 대표는 이 기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짧은 활주로 운항 능력을 꼽았다. 그는 "울릉도나 흑산도에 들어가려면 터보프롭 기종을 써야 한다"며 "신조 기체를 구할 수 있는 제작사는 ATR 정도이고 ATR은 에어버스 자회사로 툴루즈 공장에서 생산돼 신뢰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용덕 섬에어 대표가 대표실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우현명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8/552793-3X9zu64/20260508050006762invk.jpg)
안전 우려에 대해서는 신조기 도입과 제작사 지원 체계를 강조했다. 섬에어의 1호기는 신조기로 들여왔다. ATR 본사에서 파견된 30년 이상 경력의 정비사가 1년간 섬에어에서 근무하면서 정비사 교육과 트러블슈팅(문제해결)을 지원한다.
최 대표는 "국내에 도입 사례가 없는 기종이라 첫 비행기는 반드시 신조기로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본사와 매일 직접 소통하고 문제가 생기면 물어볼 스승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TR72-600은 대형기와 비교했을 때 사고율이 높지 않은 안전한 비행기"라며 "터보프롭 특성상 흔들림을 더 느낄 수는 있지만 이는 승차감의 문제이지 안전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포-사천 이어 울산 준비…제주·대마도까지
섬에어는 현재 김포-사천 노선을 운항 중이다. 다음 노선으로는 김포-울산을 준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울산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다음 노선으로 실행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며 "유가 상승 등으로 항공기 도입 시점이 원래 계획보다 2~3개월 정도 늦춰졌지만 전체 계획은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이후에는 지방공항발 제주 노선도 검토하고 있다. 사천-제주, 울산-제주 등이 후보군이다. 국제선은 올해 말 대마도 취항을 추진하고 있다. 대마도 아래에 있는 이키섬도 검토 대상이다. 이키섬은 활주로가 1200m로 섬에어 기종에 적합하고 낚시 수요가 있는 지역으로 보고 있다.
호남권 공항 연결도 검토 중이다. 최 대표는 여수, 광주, 군산 등을 언급하며 "내년부터 울릉도 취항 준비를 하면서 지방공항을 추가로 취항해야 하기 때문에 호남 쪽 공항을 연결해보려는 중"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부정기 수요로는 김포-양양, 울진 노선도 검토하고 있다.
◇섬처럼 단절된 사람들 잇는 '섬'에어
최 대표가 그리는 섬에어의 5년 뒤 모습은 '섬을 다니는 항공사'다. 그는 "울릉도와 흑산도, 백령도를 다니는 진정한 섬에어가 되고 싶다"며 "비행기 30대를 띄우는 항공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섬에어라는 이름에는 물리적인 섬뿐만 아니라 섬처럼 단절된 개인들을 잇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최 대표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지역과 지역을 연결해 학교와 병원이 고향에 남아 있도록 하고 싶다"며 "서울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이 자생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사회에 기여하는 항공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우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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