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보조’로 취업했는데 “총·군복 주더라”…러시아 끌려간 아프리카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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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청년들에게 "러시아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제안이 건네졌다.
계약서는 대부분 러시아어로 작성돼 있어 현지 청년들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NYT는 상당수가 자신이 어떤 계약에 서명하는지도 모른 채 러시아로 향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외국인 병사에게 빠른 시민권 취득과 고액 보수를 약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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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청년들에게 “러시아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제안이 건네졌다. 경호원·주방 보조·일용직 노동자 같은 평범한 일자리라고 믿고 비행기에 올랐지만, 도착한 곳은 우크라이나 전선의 참호였다.
케냐 국적의 제임스 카마우 은둔구(32)는 2025년 중반 친구들에게 “러시아에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 이스탄불 공항 사진을 보내며 러시아행 사실을 알렸지만, 몇 주 뒤 친구들에게 도착한 사진 속 그는 군복을 입고 총을 들고 있었다.
이후 그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 참호 안에 있다. 상황이 좋지 않다. 기도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긴 뒤 연락이 끊겼다. 그의 추모식은 올해 3월 케냐 키암부 카운티에서 열렸지만, 시신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비슷한 증언도 이어졌다. 케냐 출신 빈센트 오디암보 아위티는 NYT 인터뷰에서 “러시아행 항공료를 지원받고 출국했지만, 도착 후 러시아군 계약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거부했지만 “항공료를 갚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을 듣고 결국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증언했다.
아위티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전선에 투입됐다. 그는 “시신들이 묻히지도 않은 채 널려 있었고 강에는 죽은 사람들이 떠다녔다”며 현장을 ‘죽음의 지대(The Death Zone)’라고 표현했다. 그는 드론 공격으로 부상을 입은 뒤에야 귀국할 수 있었다.
NYT에 따르면 아프리카 곳곳에는 인력을 모집하기 위한 임시 업체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여행사나 해외 취업 알선업체를 가장해 활동하며, 왓츠앱·텔레그램 등을 통해 광고를 내보낸다.
가장 큰 문제는 계약서다. 계약서는 대부분 러시아어로 작성돼 있어 현지 청년들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NYT는 상당수가 자신이 어떤 계약에 서명하는지도 모른 채 러시아로 향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외국인 병사에게 빠른 시민권 취득과 고액 보수를 약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2026년 5월 기준 러시아군에 외국인 병력 약 2만8000명과 북한군 1만4000명이 복무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러시아 정부는 강제 동원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3월 “외국인들은 러시아 법률에 따라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의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가 이런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청년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 중 하나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는 부족하다.
실제 케냐 국가정보국은 약 1000명의 케냐인이 러시아로 향한 뒤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살아 돌아온 사람은 약 30명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사례는 케냐뿐 아니라 탄자니아·잠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나이지리아·가나·토고·보츠와나·말리 등에서도 보고됐다.
오코이티 앤드루 옴타타 케냐 상원의원은 “오늘 몸바사 항구에 ‘노예 모집’이라고 적힌 배가 들어와도 빈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청년들이 위험한 제안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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