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은 쥐잡기, 英은 감염 의심자 추적… 각국 ‘한타’ 공포

류재민 기자 2026. 5. 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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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쥐 출몰 놓고 정치권 충돌
WHO “대규모 전파 가능성 낮아”
대만에서 유행하고 있는 쥐 지도. 쥐를 목격한 시민들이 제보하면 실시간으로 지도에 반영된다./'쥐 지도' 웹사이트 캡처

지난달 초 아르헨티나를 출발했던 크루즈 ‘MV 혼디우스호’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8건(사망자 포함)으로 늘어났다. 한 달 넘게 바다 위를 떠돌던 승객들의 하선 절차도 본격화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7일 X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타바이러스 증상을 보이는 승객 세 명을 네덜란드로 이송 중”이라고 말했다. 또 스위스 취리히 병원에서 치료받던 승객이 한타바이러스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망자 1명을 포함해 최소 3명이 한타바이러스의 변종인 ‘안데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데스 바이러스는 설치류가 매개체인 한타바이러스의 여러 변종 중에서 드물게 사람 간 전이도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코로나·메르스·사스·에볼라 등 세계적인 감염병 창궐 당시 지구촌으로 공포가 확산되던 상황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WHO는 이번 감염에 대해 “대규모 전파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홈페이지 첫 화면에 관련 코너를 배치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의 사항을 계도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크루즈 하선지로 결정된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곳은 스페인 본토(1050㎞)보다 아프리카 대륙(115㎞)에서 훨씬 가깝다. 자치 정부를 이끌고 있는 페르난도 클라비호 수반은 자치권 강화를 추구하는 지역 정당 카나리아연합당 소속이다.

네덜란드 공항서 감염 의심 환자 이송 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 의료진이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에 탑승했던 한타바이러스 감염 의심 환자(오른쪽 둘째)를 이송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국제법과 인도주의에 입각해 입항을 허가한다”는 스페인 중앙정부 결정에 따라 배는 9일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섬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스페인 승객 14명은 수도 마드리드의 병원으로 이송·격리되고, 증상이 없는 나머지 승객들은 소속 국가 보건 당국의 조치에 따라 귀국 여부가 결정된다. 그러나 입항·하선을 앞두고 클라비호 수반이 “충분한 정보도 없이 내려진 입항 결정을 허용할 수 없다”며 스페인 총리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카나리아 제도는 2020년 2월 코로나 창궐 초기, 유럽에서 가장 먼저 대규모 호텔 격리 조치가 시행된 곳이다. 이로 인해 당시 지역 경제 내 비중이 큰 관광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로이터는 “현지 주민들이 당시의 악몽이 재발할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도 비상이 걸렸다. 아르헨티나 보건부는 첫 번째·두 번째 사망자인 네덜란드인 부부의 이동 경로였던 최남단 우수아이아 지역에 전문가를 파견, 설치류 포획 및 검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 부부는 배 탑승 전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던 도중 감염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르헨티나 보건 당국에 따르면 작년 6월 이후 자국 내 한타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101건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급증했다. 크루즈 내 확진자들의 이동 동선에 포함됐던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접촉자 추적 조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만에서는 한타바이러스의 핵심 매개체인 쥐가 11월 지방선거의 돌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 타이베이의 쥐 출몰을 두고 야당 국민당 소속 장완안 시장의 책임론이 불거진 것이다. 장제스 전 총통의 증손자로 재선을 노리며 차기 총통 후보군으로 급부상한 그를 향해, 집권 민진당은 “2026년에도 여전히 수도 곳곳에 쥐가 출몰하는 것은 방역 행정 실패나 마찬가지다”라며 맹공을 펴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타이베이 전역의 쥐 목격 영상이 퍼지고, 시민들이 출몰 장소를 제보하는 실시간 ‘쥐 지도’ 앱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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