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AI 인프라 경쟁… 빅테크, 올해 1200조 투자

박지민 기자 2026. 5. 8.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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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릿수 매출 증가로 이어져
구글 데이터센터. /구글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연초만 해도 7000억달러(약 1000조원) 안팎으로 예상됐던 올해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의 자본 지출 규모는 8000억달러를 넘어서고, 내년에는 1조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때 “수익화가 더디다”는 AI 거품론이 제기됐지만, AI가 실제 두 자릿수 매출 증가로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AI에 투자하면 돈이 된다’는 공식이 확인되면서 투자가 다시 투자를 부르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천문학적 AI 투자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6일(현지 시각)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운영사)의 올해 자본 지출 규모를 8300억달러(약 1205조원)로 집계했다. 전년(4627억달러)보다 79% 증가한 수치로, 올해 우리나라 예산(728조원)의 1.5배를 넘는 금액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내년 AI 관련 자본 지출 규모가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봤다. 미국 4대 하이퍼스케일러인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구글·메타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자본 지출 계획을 1450억~2000억달러로 잇달아 올려잡았고, 중국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도 공격적으로 AI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빅테크가 돈을 쏟아붓는 이유는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매출 증가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으로 사용하는 오픈AI의 챗GPT나 앤스로픽의 클로드는 모두 세계 곳곳에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에서 돌아간다. AI 이용량이 늘어날수록 하이퍼스케일러가 파는 컴퓨팅 자원 사용량도 늘어나는 구조다.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아마존·MS·구글·메타는 모두 20~30%의 매출·영업이익 성장을 보이면서 AI 수요가 계속 늘고 있음을 보여줬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를 더 확보해야만 늘어나는 수요를 매출로 전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설비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AI 거품론도 잦아드는 분위기다.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와 AI 서버 구축 비용이 급증하자 현금뿐 아니라 회사채까지 발행해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올해 2000억달러의 AI 투자를 밝힌 아마존의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AI는 우리 생애 최대의 기술 혁신”이라며 “올해 자본 지출의 상당 부분은 2027∼2028년에 수익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국내 기업들이 주력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발을 이끈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이 압도적으로 많아 메모리 탑재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을 낳으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에 ‘횡재’에 가까운 천문학적 수익을 안기고 있다.

그래픽=김현국

◇전력망·주민 반발은 변수

다만 AI 인프라 투자 계획이 모두 예정대로 집행될지는 미지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위성 분석 기업 신맥스를 인용해 올해 예정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40%가 예정보다 3개월 이상 지연될 위기라고 보도했다. 수백 메가와트(MW)에서 기가와트(GW) 단위 전력을 쓰는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한꺼번에 추진되면서 전력망 접속과 전문 인력, 변압기 등 핵심 장비가 모두 부족해지고 있는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총 전력 용량이 올해 155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원전 155기 출력에 맞먹는다.

지역 주민 반발도 복병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끌어다 쓰고, 냉각을 위한 물 사용량도 많아 지역 전력망과 수자원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메인주, 뉴욕주 등 지역에서는 송전선·변전소 증설, 소음, 교통량 증가, 전기 요금 상승 가능성 등을 이유로 주민들이 인허가 절차에 제동을 걸고 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전력망과 지역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완공과 가동은 지연될 수 있다”며 “투자가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가 늦어지는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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