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만의 개헌 사실상 ‘무산’…국힘 ‘반대’ 고수, 표결 불참

심윤지·이예슬 기자 2026. 5. 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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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국민의힘 의원석 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7일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 불참해 있다. 이 개정안은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이 선언됐다. 박민규 선임기자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정신을 명시하고 대통령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하는 헌법 개정안이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투표 불성립이 됐다.

권력구조 개편이 빠지고 여야 모두 공감하는 내용이지만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 연임을 위한 빌드업”이라며 표결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8일 개헌안을 재상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의 당론 변경 가능성이 없어 39년 만의 개헌 시도는 사실상 무산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의결정족수 191명(재적 의원 3분의 2)을 채우지 못해 투표 불성립이 선언됐다. 106석의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표결에 불참한 탓이다.

개헌안 가결을 위해서는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의 이탈표가 필요했으나 이날 표결에는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의원 등 178명만 참석했다.

국민의힘이 본회의 전부터 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정한 만큼 투표 불성립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우 의장은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4시까지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개헌안을 판단할 기회를 닫아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지만 본회의장에 들어온 국민의힘 의원은 없었다.

우 의장은 투표 불성립 선언 직후 “온 국민을 고통에 빠뜨렸던 내란 사태를 겪고도 이 개헌조차 못한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표결에 불참해 개헌을 무산시킨 의원들은 불법 비상계엄을 동조·방조한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 8일 본회의 재상정…국힘 “이 대통령 연임 불가 선언해야”

앞서 민주당, 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여야 원내 6당과 무소속 6명은 지난달 3일 187명 의원 명의로 개헌안을 발의했다.

개헌안은 내용상으로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무쟁점 개헌안으로 평가된다. 12·3 내란의 재발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도록 대통령의 계엄 선포 시 국회 승인을 의무화하고, 48시간 이내에 승인을 받지 못하면 계엄 효력이 즉시 상실되도록 하는 조항을 담았다. 헌법 전문에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명시하고, 국가의 지역 균형발전 의무를 포함하는 조항도 담겼다.

국민의힘은 개헌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월부터 줄곧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지난 3월 개헌특위 참여 제안, 4월 민주당·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6개 정당이 참여한 ‘초당적 개헌 추진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에도 원내 정당 가운데 유일하게 불참했다. 지난달 여야 6개 정당 의원 등 187명이 모두 찬성 서명한 개헌안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서명하지 않았다. 우 의장은 전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막판 설득에 나섰지만 태도를 바꾸는 데는 실패했다.

장 대표는 이날도 “개헌안은 이재명 독재 연장을 위한 정략적 술수”라며 “개헌을 하려면 이재명 대통령이 먼저 연임 불가를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8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개헌안을 재상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당론을 바꿀 가능성은 낮은 만큼 개헌은 무산 수순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국민투표법상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진행하려면 이달 10일까지는 국회에서 의결이 돼야 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회의원들의 투표 거부로 투표 불성립이 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과 유감을 전한다”며 “본회의가 한 번 더 소집되는 만큼, 국민의힘 의원들은 헌법기관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투표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윤지·이예슬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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