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미, 강온 내분 이란, 훼방꾼 이스라엘…종전 ‘산 넘어 산’
트럼프·루비오, ‘종전’에 다른 언급…이란선 협상 개시 두고 이견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강제 개방 시도로 교전 위기 직전까지 갔던 미국과 이란이 갑작스럽게 협상 국면으로 돌아섰다. 교착 상태 장기화나 전투 재개는 양쪽 모두에 막대한 비용을 안기는 만큼 협상 타결을 추진해야 할 동인은 둘 다 충분하다.
하지만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이란 정부의 내부 분열, 종잡을 수 없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의 변덕과 이로 인한 트럼프 정부 내 혼란, 협상을 원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훼방 등 최종 타결까지는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이란 강경파의 반발이다. 앞서 지난 2차 대면 협상도 이란 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분열 때문에 이란 대표단이 협상지인 파키스탄으로 출발하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미국 반출’에 동의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강경파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다. 온건파인 이란 외교부가 미국의 제안에 “검토 중”이란 입장을 낸 반면, 에브라힘 레자이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은 “미국의 희망 사항에 가깝다”고 일축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레자이 대변인은 “미국은 협상에서 얻지 못한 것을 전쟁을 통해 얻지는 못할 것”이라며 “미국이 필요한 양보를 하지 않을 경우 이란은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첨예한 쟁점은 저농축 허용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PBS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마크 키밋 전 국무부 차관보는 “핵확산금지조약에 따라 허용되는 3.67% 농축 권리까지 영구 박탈하는 것은 비현실적 요구로, 이란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다만 키밋 전 차관보는 “고농축 우라늄 미국 반출에는 이란이 동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일정 기간 중단하는 데만 동의해도 외교적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모순된 메시지로 혼란을 더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5일 “대이란 공격 작전은 끝났다”면서 전쟁 종식을 선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하면서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폭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투 재개까지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는 “전쟁의 목표와 입장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쏟아내는 혼란스럽고 모호한 메시지의 새로운 사례”라고 지적했다.
전쟁 종식에 부정적인 이스라엘 또한 변수이다. 이날 이스라엘은 휴전 후 처음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지역에 공습을 했다. 이는 이란 강경파를 자극해 가까스로 유지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란은 그동안 협상 전제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중단을 요구해왔다.
미국이 오만만에서 봉쇄를 돌파하려던 이란 유조선을 공격한 것도 강경파 목소리를 키우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이란 정권 내 온건파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도록 협상 쟁점을 단순화하기 위해 복잡한 사안을 뒤로 미루고 MOU 체결부터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과도 모순된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 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시진핑 “대만 문제, 잘못 처리될 경우 ‘매우 위험한 상황’ 초래”
- 술 마시고 테슬라 자율주행 켠 만취운전자···음주운전일까? 아닐까?
- “남자는 승진하고 짧게, 여자는 출산 직후 길게”…공무원 사회도 돌봄 격차
- 국민배당금 논쟁에 여당 내에서도 “지극히 옳은 말” “정제된 발언 해야”
- “등초본 떼줘” “테니스장 예약해줘”···카톡에서 말 한마디면 OK~
- 결혼식 축의금 얼마할 지 고민이세요? 요즘 대세는 10만원이라네요
- 이번엔 ‘달이’가 떴다…현대차그룹, 아틀라스 동생 ‘로봇 3종’ 공개
- 연구비·법인 카드로 1억원 유흥업소서 ‘펑펑’…화학연 연구원 적발
- 계란값 비싼 이유 있었네···기준가격 정해 계란값 밀어올린 산란계협회 ‘과징금 6억’
- 무고한 여고생 살해한 장윤기, 이유는 ‘분풀이’ 였다…경찰 “계획된 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