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송전탑"...산사태 비상

박철희 2026. 5. 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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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울진 원전에서 수도권으로 가는 송전선로 공사가 장맛철을 앞두고 대형 산사태 위험을 부르고 있습니다.

송전탑 주변 지반이 일부 무너지고 토사가 흘러내려 인근 마을과 자연휴양림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박철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산 능선 위로 솟은 높이 103미터 송전탑.

구조물을 버티는 기초 일부가 흙 사이로 드러났고 터진 흙포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아래 쪽으론 성토 작업을 한 급경사면이 펼쳐졌는데 곳곳이 갈라지고 내려앉는 중입니다.

흙 다짐이 부실했던 걸로 보이는데 팔뚝이 쑥쑥 들어갈 정도입니다.

[송재순 / 산림기술사(이학박사) "이 표면에 (비가) 와서 이렇게 흘러내리면 속도가 떨어지는데, (이곳은 물 흐름이) 집중됩니다, 이 속으로. 어디에서 터져나갈지 이 사면 전체가 불안합니다. 다음에 (시간당) 50밀리미터만 비가 와도 대형 사고가..."]

울진 신한울원전에서 경기도 가평까지 230킬로미터에 걸친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사업.

한전은 2조 7천억 원을 투입해 경북 북부에서 강원, 경기 사이에 철탑 440여 기를 10월까지 세울 예정입니다.

하지만 녹색연합이 기본 공사를 마친 울진 북면 일대 현장을 살펴본 결과 지반 밀림과 산사태의 일종인 토석류의 전조 현상이 광범위하게 진행 중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22호기 철탑 부지는 땅 밀림의 폭과 높이 차이가 며칠 새 5배 정도로 확대됐고,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4월) 29일 왔을 때 금만 가 있었습니다, 아까 사진처럼. 근데 그것이 밀렸다는 거죠. 여기 지금 아까 저기서부터 여기도 지금 밀리고 있죠, 이렇게.”]

폭우가 오면 철탑을 타고 흐르는 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송재순 / 산림기술사 (이학박사) “이 물을 다른 데로 보낼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여긴(사면은) 튼튼해야 할 거 아니에요. (큰비 오면) 이 밑에는 자멸이야, 자멸.”]

공사 장비가 이동해 생긴 이른바 '장비 길'은 폭우 때 '급류 길'로 바뀌기 쉽고, 붕괴를 막으려 흙주머니와 지오그리드를 써서 사면을 복구했지만 아래쪽 다짐이 부실해 소용 없을 거라는 주장입니다.

[송재순 / 산림기술사 (이학박사) “이 사면은 밟으면 쑥쑥 들어가요. 다짐이 안 됐다는 거죠. 이 하부 사면이 무너지면 이 첫 단은 당연히 무너지겠죠. 그러면 사상누각입니다.”]

"일부 현장에서는 대형 산사태 조짐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사면 곳곳이 무너지고 갈라지면서 위험을 더하고 있습니다."

흙과 바위, 대형 흙 포대가 마치 폭포수처럼 수십 미터 아래로 휩쓸렸고 무너져 방향으로 길인 것마냥 토석류가 이어집니다.

송전탑 상당수는 2022년 대형 산불 피해 지역에 자리했는데 지반과 배수가 불안정해 큰비가 오면 초비상입니다.

송전탑에서 인근 마을과 도로까지 짧게는 250미터 거리, 길어도 1킬로미터 안팎이고, 철탑 4기 아래쪽에 위치한 구수곡 자연휴양림 계곡으로는 산사태 토사가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대해 한전은 법적 절차에 의거해 복구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외부 전문가와 함께 시공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고 산림청과 추가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녹색연합은 심각한 훼손이 주변에 확산됐는데도 한전 측이 사업 부지 바깥엔 별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며 즉각적인 공사 중단과 주민 대피책 마련, 범정부 차원 안전 진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이정우 CG 김세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