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에게 보낼 이모티콘 만들고파”…AI 배우는 어르신들

김세훈 기자 2026. 5. 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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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령층 ‘디지털 소외’ 줄이려
AI디지털배움터를 69곳으로 늘려
한 어르신이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곰달래어르신복지센터에서 디지털기기를 조작해보고 있다.

“조금 느려도 괜찮으니 한번 제대로 만들어볼까요.”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곰달래어르신복지센터. 강사가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제미나이를 활용해 사진 두 개를 하나로 합치는 방법을 설명했다. 수강생들은 강사와 스마트폰, 프린트물을 번갈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20명은 모두 AI디지털배움터 교육을 신청한 60~80대 어르신이다.

수강생 황태환씨(68)는 “내용은 어렵지만 AI 작동 방식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어 시작했는데, 수업을 듣다 보니 AI를 통해 내 글도 써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황씨는 AI 도구를 다루는 6세, 8세 손녀들과의 대화에서 뒤처지지 않고자 수업을 신청했다고 했다.

황인직씨(83)는 “기도문을 작성해달라고 하거나 사진을 보정해달라고 할 때 쓰니 유용했다”면서 “나이가 많다 보니 배워도 자꾸 까먹는데 10~20번 반복해서 알려줘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AI디지털배움터 교육과정 중 하나다. 과기정통부는 AI디지털배움터를 지난해 37곳에서 올해 69곳으로 확대해 이달부터 본격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정부의 디지털 교육 정책이 스마트폰 사용법과 같은 기초 수준을 넘어 ‘AI 생활화’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 정부는 기존 디지털배움터 사업을 올해부터 AI디지털배움터로 개편하고 AI 교육 비중을 최대 50%까지 늘렸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일상에서 AI를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생성형 AI의 개념, 스마트폰 내 AI 사용법, AI를 활용한 동영상 제작 실습 등이 교육에 포함된다.

복지센터에서 AI 활용 교육을 진행하는 차성혜 강사는 “과거에는 기기를 직접 조작해야 했다면 지금은 어르신들이 일상 언어로 대화하듯 AI와 소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다르다”면서 “AI와 대화하며 과거를 회고하시기도 하고, 의사표현도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되신 분들이 많다. 손자에게 AI로 만든 이모티콘을 보내줬더니 반응이 좋더라고 흡족해하신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AI 이용률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속한다.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미디어패널 기반 분석을 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생성형 AI 이용률은 31.6%로 전년 대비(13.7%) 2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60대 이용률은 6.3%, 70세 이상은 0.7%에 그쳤다. 이용률이 가장 높은 20대(69.5%)와 차이가 크다.

정부는 올해 방문·온라인 교육 등을 확대해 130만명에게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온라인 교육을 확대하고, 방문교육도 지난해 4200곳에서 올해 6000곳으로 늘려 가능한 한 많은 분이 학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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