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 나 거부했는데 음료 원샷 강요"… '모텔 연쇄살인' 생존 피해자가 증언한 ‘그 날’

나민서 2026. 5. 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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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일대 모텔에서 연쇄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김소영(20) 재판에서 "김소영이 쓴 맛이 나는 음료를 억지로 마시게 했다"는 생존 피해자 진술이 나왔다.

법정에서는 김소영이 의식을 잃어가는 피해자를 부축해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해 12월 경기 남양주시 한 카페에서 김소영으로부터 약물이 섞인 음료를 건네 받았던 생존 피해자의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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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는 피해 남성 부축한 영상 공개
김소영 측 “동의 없는 키스 있었나” 질문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20·30대 남성들에게 약물을 먹여 사망·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김소영의 머그샷.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강북 일대 모텔에서 연쇄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김소영(20) 재판에서 “김소영이 쓴 맛이 나는 음료를 억지로 마시게 했다”는 생존 피해자 진술이 나왔다. 법정에서는 김소영이 의식을 잃어가는 피해자를 부축해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 오병희)는 7일 살인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소영의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녹색 수의를 입은 김소영은 첫 공판 때와 달리 마스크를 벗고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해 12월 경기 남양주시 한 카페에서 김소영으로부터 약물이 섞인 음료를 건네 받았던 생존 피해자의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신변 보호를 위해 비공개로 진행된 신문에서 피해자는 “김소영이 운전하느라 고생했다며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타민 음료를 건넸고, 굉장히 쓴맛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더 마시기를 거부했지만 김소영이 ‘나를 생각해서 다 마시라’며 원샷을 강요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음료 한 병을 모두 마신 피해자는 이후 카페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북부지법. 한국일보 자료사진

법정에서는 범행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도 공개됐다. 영상 속 김소영은 약 기운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의 팔짱을 낀 채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김소영은 피해자의 볼을 두드리며 상태를 확인하는 듯 하다가 본인의 휴대폰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방청객 사이에서는 탄식과 분노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소영 측은 재판 과정에서 정당방위 취지 주장도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피해자에게 “동의 없이 키스를 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는 질문을 던졌다. 이날 공판 현장을 지켜본 사망 피해자 유족 측 법률 대리인 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피해 남성으로부터 원치 않는 스킨십을 당한 기억이 있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약물 탄 음료를 건넸다는 논리를 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소영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혐의로 지난 3월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지난달 유사한 수법으로 남성 3명을 의식불명에 빠뜨린 김씨를 특수상해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다음 공판은 6월 11일에 열린다.

나민서 기자 i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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