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지난해 해킹 사태 여파 속에서 엇갈렸다. 지난해 가장 먼저 해킹 사태를 겪은 SK텔레콤은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지만, 휴대전화 무선 가입자가 순증으로 전환했고 영업이익도 5000억원대로 회복하며 실적 정상화에 들어섰다.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증가와 AI 데이터센터 사업 성장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올해 초 위약금 면제로 가입자가 대거 이탈한 KT는 오는 12일 예정된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 급감이 예상된다.
■ 해킹 충격 털어낸 SKT…무선 가입자 순증 전환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923억원, 영업이익 53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5.3%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3164억원으로 같은 기간 12.5%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실적이 점차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초 경쟁사인 KT가 가입자 위약금을 면제하며 SK텔레콤 고객이 분기 중 21만명 가량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유심 해킹 사고 이후 고객 보호 조치와 유심 교체, 영업정지 등 후속 대응을 이어왔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은 이날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동안 기울여온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 힘입어 이번 분기 무선 가입자가 순증 전환하는 등 본업인 통신 사업의 체력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선통신 사업은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 가입자 증가 영향에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2954억원을 달성했다. 유료방송 사업 매출은 47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고, 엔터프라이즈 매출도 2795억원으로 1.7% 감소했다. 유료방송 시장 성장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 고객 대상 전용회선과 음성, 솔루션 사업도 전년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방어에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힘을 보탰다. SK텔레콤의 1분기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3% 증가했다. 가산과 판교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 GPU 서비스 매출 확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SK텔레콤은 AI 사업에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인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자체 개발 AI 모델인 에이닷을 기반으로 한 B2C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인프라, 자체 개발 AI 모델, 관련 에이전트 서비스까지 보유한 국내 유일의 AI 풀스택 기업이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대국민 AI 일상화에 기여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박 CFO는 "AI 데이터센터는 가산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함께 판교 데이터센터에 힘입어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울산 AI 데이터센터 구축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서울 지역 등의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추가적인 스케일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LGU+ 나홀로 성장…KT는 위약금 부담 변수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한 1분기 성장세다. LG유플러스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8037억원, 영업이익은 272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6.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760억원으로 8.4% 늘었다.
무선 가입자 증가와 AI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 보안 사고 이후 번호이동 시장에서 가입자를 확보하며 무선 사업 기반을 넓혔다. 휴대전화와 알뜰폰 회선을 포함한 전체 모바일 가입회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 성장한 3093만 1000여개로 집계됐다. 1분기 동안 총 22만개의 가입 회선이 순증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1144억원을 기록하며 기업 인프라 부문 성장에도 힘이 붙었다. 현재 파주 AI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으로, 향후 실적 확대의 여지도 남아있는 상태다.
다만 LG유플러스 역시 보안 이슈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최근 가입자식별번호인 IMSI 관리 체계를 둘러싼 보안 논란이 불거지면서 유심 교체에 나섰다. 앞서 SK텔레콤과 KT의 해킹 사고를 거치며 통신사와 이용자 모두 보안 사고 대응 경험이 쌓인 만큼, 1분기 실적에 미친 타격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2분기 이후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일반적인 의견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AI 전환(AX)을 통한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CFO 겸 최고리스크책임자(CRO)는 이날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통신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기준은 변함이 없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 제고와 재무 건전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프라인 매장 등 고객 접점 영역에서 AX를 최우선으로 적용해 고객 경험의 질을 높이고 동시에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라며 "네트워크 인프라 운영과 전사 공통 업무 영역에서 AX 기반의 자동화를 확대 도입, 운영 구조 전반을 최적화해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KT는 오는 12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KT의 1분기 매출을 6조7697억원, 영업이익을 5053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줄고, 영업이익은 26.6% 감소한 수치다.
KT는 지난해 악성코드 감염에 따른 무단 소액결제 사고 이후 고객 보상과 위약금 감면 조치를 진행했다. 올해 초 위약금 감면 부담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