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더하기] ‘웰다잉’, 장례 패러다임 변화

경기일보 2026. 5. 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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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학 한국유품정리관리협회장
오영학 한국유품정리관리협회장


세상사 가치 있는 일이 수없이 많이 있지만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에게 죽음과 연계되는 사회적 가치를 교과서적인 좋고, 옳고, 바람직한지 관점에서의 판단보다는 실용성과 정성적인 효과 측면에서 피력한다.

중앙부처에서는 문화예술 분야와 외국 언론 대상 해외홍보 및 새마을운동 홍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신도시 일선 기관 책임자와 주로 외국과의 교류협력을 담당해 국제통이라는 필자는 유품정리·관리와의 인연에 대한 사유를 많이 듣는다.

생의 마무리를 반듯하게 정돈하고 천국으로의 먼 여행길을 떠나도록 생존해 있을 때 준비하는 웰다잉문화운동에 적극 공감했기 때문에 웰다잉 국내외 도서에서 부족한 식견을 새롭게 익혀 가며 이를 나누는 행정봉사의 자긍심이라고 대답한다.

2025년 우리나라 노인 인구 20%를 넘어선 초고령사회는 한편으로 다사(多死)사회를 의미한다. 1인 가구가 2025년 말 1천29만 가구로 전체의 42.2%을 차지하며 이 중 65세 이상 고령층이 328만 가구로 31.9%나 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수치의 맥락에서 볼 때 다소 금기시되는 죽음을 이젠 본인은 물론이고 자손들도 현실 문제로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생존의 노인복지정책도 중요하지만 웰다잉, 즉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자기 스스로 결정하며 품위있게 맞이하는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실천하는 일이다.

2019년 우연히 접한 유품정리업이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등재가 안 된 점에서 행정적 제도화에 뜻을 두고 사회적 인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 대한 공론화를 위해 일본의 사례를 연찬해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언론에 수십회의 기고와 유력 일간지와의 인터뷰 그리고 기고문에 대한 공감으로 강의활동, 특히 웰다잉의 한 축인 사전유품정리 관련 토크쇼 등을 통해 다음 네 가지 사회적 가치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게 됐다. 한편 이 같은 주제에 관심을 더한 것은 1월 을지대 장례지도학과와 죽음문화연구소가 주최한 ‘장례 패러다임 변화’ 세미나에서 다수의 젊은 장례학도가 참석해 함께하는 모습에서 네 가지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펜을 들었다.

첫째, 삶의 마무리를 육체적 생명, 사회적 관계와 정신적·물질적 유산에 두고 있는 웰다잉문화운동이다.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서도 자신 및 가족에게 심신의 부담을 덜어 주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그리고 유언장 쓰기와 이를 통한 기부문화는 웰빙의 연장선이자 가치 있는 삶의 한 단계다.

둘째, 언젠가는 내가, 우리집이 겪어야 할 일이 유품정리다. 필자가 관리하는 협회에서 실제의 비즈니스에 부응해 ‘유품자원순환관리사’ 명칭을 민간자격 등록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핵가족 시대의 1인 가구 증가에서 유족 또는 고객이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사전·사후 유품정리와 생활환경 보전의 거소 정리다. 한편 유품의 자원순환 그리고 기부와 판매를 통한 환경적·경제적 이점의 실용적 가치다.

셋째, 회원 가입비와 매월 납입금 없이 무료 가입 또는 상담만으로도 장례비 할인과 여러 가지 서비스 혜택 및 발인 전에 정산하는 후불제상조다. 특히 선불제 가격 대비 30% 절감으로 경비 걱정을 덜어주는 경제성, 안전성, 편의성 등의 이점이 있다. 무엇보다 효행의 기준이 될 수도 있는 선불제상조 가입에 경제적 문제 등으로 조치하지 못한 입장에서 갖는 상대적 박탈감을 유연하게 해소하는 효행친화상조인 점에서 정성적 가치가 크다.

넷째, 조문의 최고 가치인 고인에게는 추모를, 유가족에게는 애도의 장례문화다. 고인 기억과 슬픔의 마음가짐을 갖는 빈소 환경을 위해 고인의 발자취를 담은 조문보(弔問報) 리플릿과 사진전, TV 동영상 등은 ‘K-장례문화’로서 제도화시킬 수 있는 가치다.

가정에서 제일 중요한 대사(大事)인 장례도 패러다임의 변화, 즉 멋진 이별의 생전장례식, 친인척 위주의 가족장, 무빈소 등의 혁신성이 사회적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초고령사회의 인공지능(AI) 시대 장례문화로 온라인 조문, 자녀 수의 감소와 상주의 고령화에 따른 조문객 축소 등이 나타나고 있다. 제례봉사(祭禮奉祀)는 종교별 차이가 있으나 조상 각각의 기제(忌祭)에서 통합 형태로 간소화되고도 있지만 우리의 전통적 의례 미덕이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에 부응하는 장례산업의 행정관리 정책과 비즈니스 미케팅도 변환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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