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어떡하나” 돌연 찾아오는 ‘극한 날씨’…속수무책 당한다 [지구, 뭐래?]

김광우 2026. 5. 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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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예산군 고덕면 용리에서 한 주민이 가방을 머리에 짊어지고 물에 잠긴 마을을 빠져나오고 있다. 예산=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유난히 더운 봄, 다음은 역대급 폭염?’

유난히 날씨가 좋은 것 같이 느껴지는 이번 봄. 그 이면에는 지나치게 일찍 찾아온 ‘더위’가 있었다.

당장 지난 4월에만 해도 전국 각지의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일찌감치 올해 여름의 강도 높은 더위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틀린 예상이 아니다. 올해 여름, 강도 높은 폭염을 전망하는 분석도 줄을 잇는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서울 중구 서울로7017 고가교에서 시민들이 양산과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지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바로 즉각적인 피해를 유발하는 ‘국지성 집중호우’. 짧은 시간, 좁은 지역에 예측하지 못한 양의 비가 쏟아지는 현상이다.

기온 상승이 지속될수록 잦아지는 국지성 집중호우. 이제는 ‘장마’ 대신 새로운 여름철 재난 유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 설치된 쿨링포그로 한 시민이 지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임세준 기자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평균기온은 13.8도로 최근 20년 평균(12.1도)에 비해 1.7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에 기상 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치. 특히 4월 중순에는 전국 곳곳의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봄뿌터 이상고온 현상이 반복되며, 여름철 폭염이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역대 최고로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 지난해의 경우도 4월 평균기온(13.1도)이 올해보다 0.7도가량 낮았다. 지금 추세라면, 역대 최고로 더운 여름 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수 있다는 것.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연합]

실제 최소 6월까지는 이같은 고온 현상이 반복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날씨 전망을 통해, 5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인 것으로 예측했다. 초여름에 해당하는 6월의 경우도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확률을 50%로 전망했다. 7월의 경우 60% 확률로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 주변 해역으로 따뜻한 해류 유입이 강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따뜻한 해수면 온도와 누적된 고온 경향은 여름 더위를 키우는 요인. 세계기상기구 또한 올여름, 강도 높은 해수면 온도 상승(엘니뇨)을 전망했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하지만 이번 여름 예상되는 재난은 역대급 폭염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재산 피해, 나아가 인명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극한기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예상치 못하게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는 ‘국지성 집중호우’다.

우리나라 여름철 재난의 경우 전통적으로 장마와 태풍 등에 따른 호우 피해가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며 재난 양상이 바뀌고 있다. 장마나 태풍 기간과 관계없이 짧은 시간 비가 쏟아져 내리며, 피해를 보는 경우가 늘어난 것.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실제 기상청이 1912년부터 2024년까지 113년간 우리나라 기후변화 특성을 분석해 발간한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 강수일수는 10년마다 0.68일씩 감소했다. 반면 연 강수량은 10년마다 17.83mm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강수강도, 호우일수, 1시간 최다 강수량 50mm 일수 등이 증가해 집중호우가 빈번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쉽게 말해, 더 작은 기간에 더 많은 비가 내렸다는 건. 전반적으로 비의 강도가 높아졌다는 거다. 지난해 또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경남 산청군 산청읍 한 농장 인근이 집중호우로 인해 유출된 토사로 뒤덮였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2025년 연 강수량은 평년과 비교해 100.4% 수준으로 비슷한 수치를 유지했다. 하지만 장마철 기간이 이례적으로 짧아, 장마철 전국 강수량과 강수일수가 평년 대비 적었다. 반면 여름철 무더위가 집중되는 7월 중순과 8월 전반에 기록적인 호우가 집중되며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됐다.

7~9월까지 1시간 최다 강수량이 100mm를 넘어선 사례도 총 15건에 달했다. 당장 시간당 강수량 10mm만 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는 수준. 우산을 써도 옷이 젖는다. 30mm만 돼도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100mm는 순식간에 저지대와 지하도 등이 침수될 수 있는 ‘극한호우’에 해당한다.

충남 예산군 봉산면에서 산사태로 떠밀려온 흙더미가 한 축사를 덮쳐 소가 매몰돼 있다.[연합]

심지어 지난해 7월 17일 광주광역시에는 426mm의 기록적인 호우가 발생하며, 도로가 침수되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국지성 집중호우로 총 25명(사망 24명, 실종 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5월부터 9월까지 온열질환 사망자가 29명인 것을 고려하면, 절대 적지 않은 수치다.

심지어 기후변화로 인해 날씨가 더워질수록, 국지성 집중호우 현상은 더 잦아진다. IPCC에 따르면 대기 온도가 1도 오르면,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은 7% 증가한다. 수증기를 가득 머금은 비구름이 저기압, 태풍, 강한 상승기류 등 조건과 만나면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는 상황이 생긴다.

광주 북구 용봉동 북구청사 앞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멈춰서있다.[연합]

더위가 강해질수록, 집중호우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는 얘기. 여름철 폭염과 동반하는 국지성 집중호우 피해 대응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기온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돼 폭염과 고수온에 의한 피해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강수량 변동성이 커서 지역별 가뭄, 집중호우 등에 의한 피해에도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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